컨텐츠 바로가기

03.02 (일)

아파트 지하실서 고양이 떼죽음 동물학대 논란

0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아파트 지하실이 3일간 잠기면서 서식하던 고양이들이 굶어죽는 사건이 발생하자 동물사랑실천협회는 홈페이지에 현장 사진을 공개해 누리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74동 앞에서 협회원들이 고양이 시체를 수습하고 있다.


최근 경남의 모 대학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양이 학대 동영상을 올려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이번에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지하실에서 고양이들이 떼죽음을 당해 누리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동물보호단체 동물사랑실천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 3일전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74동 주민 일부가 아파트 지하실을 봉쇄해 서식하던 길고양이들이 굶어 죽고있다"고 밝혔다.

협회측은 "74동 주민 상당수는 고양이에 우호적이지만 일부 주민들이 지하실문을 잠그는 바람에 새끼 고양이들이 몇일째 굶고 있다"고 주장하며 죽은 고양이들의 사진을 게시판에 실었다. 사진속 고양이들은 이미 바짝 말라 가죽밖에 없는 모습에다 개중에는 새끼도 여럿 있었다.

아울러 협회는 지하실 열쇠를 가진 특정 주민을 언급하며 유사시에는 형사고발까지 불사한다는 각오를 내비친 상태다. 경찰과 강남구청까지 개입한 가운데 벌써 주요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에는 해당 주민들을 성토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사건과 관련해 인근 '캣맘'(길 고양이에게 사료를 먹이거나 보호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신조어)들은 현장에 몰려와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고. 한 캣맘은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이미 지난 가을에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해 구조작업을 벌인 적이 있다"며 관계자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고양이 학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파트 집값 때문에 생명을 해치는 잔인한 행위", "동물도 하나의 생명체인데 꼭 죽여야 하느냐"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 사건에 대해 현대 아파트 관리 사무소 측은 "이미 2일밤에 구청과 경찰서, 동물 보호단체 회원들과 주민들이 모여 합의를 끝냈다. 지하실은 지금 열려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더불어 협회측에서도 "관리사무소에서 앞으로는 지하실 문을 닫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으며 한 회원은 "일부 주민이 관리사무소에 압박을 넣었던 것 같다"며 의혹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현장에 나갔던 강남 구청관계자는 "아파트측에서는 지하실에 노숙자가 드나들어 문을 잠그려 했다고 주장한다"며 "지하실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구청에서 함부로 열라고 명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문이 열려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과 동물보호협회원들 모두 최대한 빨리 고양이들을 지하에서 내보내길 원한다"며 "앞으로 2달 반 가량 TNR(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프로그램)을 통해 구조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NR은 고양이를 잡아서(Trap) 중성화시킨 후 (Neuter) 다시 돌려 보내는(Return)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영국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2008년 3월부터 서울시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일반적인 살처분보다 개체 감소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수습기자

☞ 파이낸셜뉴스 [모바일웹] | 패밀리사이트 [부산파이낸셜뉴스] [fn아이포커스] [fn아트] | 공식 SNS계정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