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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우크라 전쟁·에너지난에 '퇴출 위기' 석탄 다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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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미·중 발전량 증가…"기후변화 걸림돌 될 수도"

연합뉴스

독일 석탄발전소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지목돼 온 전통적 에너지원 석탄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 에너지 대란으로 재조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천연가스의 배에 달하는 석탄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퇴출당해야 할 대상으로 내몰렸으나, 세계 각국이 안정적인 에너지원 수급과 전력 공급을 위해 단기적으로 석탄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러시아산 화석 연료에 의존하던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석탄 금수 제재안에 합의했고, 러시아는 유럽에 공급하던 천연가스 물량을 서서히 줄여왔다.

전력난 위기에 내몰리자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26일 탈(脫)석탄 정책에서 탈피해 3월 말 가동을 중단했던 석탄발전소를 다시 운영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도 최근 석탄 수입량을 늘리는 추세다.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석탄 발전 재개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영국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는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알렉스 음시망은 WSJ에 "EU가 러시아보다 석탄을 택한 결과"라고 말했다.

다른 경제 대국들도 석탄의 중요성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때 이른 폭염을 경험한 뒤 석탄 발전량을 늘리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탄을 소비하는 중국도 작년에 일어난 전력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석탄 생산과 발전을 확대하는 추세다. 인도도 에너지 수요 증가에 석탄 의존도를 높이는 중이다.

석탄 소비 증가와 맞물려 채굴량도 많아지는 흐름이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지난해 석탄 채굴량이 10% 증가했고, 올해 10%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막대한 자금 투입 없이 석탄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평가받는 미국에서도 올해 더 많은 석탄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6월 2일 그리스 코자니 인근 탄광 풍경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석탄을 향한 각국의 관심은 가격 상승과 기후변화를 가속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호주 뉴캐슬항 석탄 현물 가격은 지난달 24일 t당 402.5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 석탄 가격의 주요 지표인 이 가격이 400달러를 넘긴 것은 처음이었다.

석탄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이미 치솟은 물가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기후위기에 대응해 세계가 단계적으로 석탄 발전을 줄여나가겠다는 약속이 수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2030년대까지 석탄 발전을 감축하고, 선진국이 내는 기후변화 적응기금을 증액하기로 했다.

기후 운동가들은 유럽과 아시아의 석탄 사용량 증가가 기후변화 지침 이행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WSJ은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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