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입고 다니는 직업 정신 투철한 깔끔한 형사와 미스터리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중국 여인이 형사와 피의자로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박찬욱 감독 말대로 형사물이기도 하고 로맨스물이기도 합니다.
[박찬욱/'헤어질 결심' 감독 : 보통 수사관이 용의자와 맺는 관계를 다루는 필름 누아르들을 보면 그것이 어떤 결말로 가는지 대충 장르적인 속성이 있잖아요. 그것을 절반까지만 쓰고 그다음부터는 완전히 거기서 벗어나서 새로운 이야기로 가보려고 했던 제 의도와 관계가 있습니다.]
세심하게 세공된 화면 전환 효과와 현실과 허상을 넘나드는 연출, 정서경 작가가 함께 한 대본의 조탁이 특히 눈에 띕니다.
[박해일/'헤어질 결심' 주연 : 수사극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멜로와 로맨스 사이에 박찬욱 감독님 식의 지점을 포착해내는 화학 작용이 일어나는 드라마라고 저는 생각이 드는데….]
대중적인 상업 영화지만 예술영화의 뉘앙스도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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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온 컴온 / 감독 : 마이크 밀스 / 주연 : 호아킨 피닉스, 우디 노먼]
'컴온 컴온'은 '조커'로 깊은 인상을 남긴 호아킨 피닉스가 마음씨 따뜻한 라디오 저널리스트로 나오는 흑백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줄거리 한 줄 요약으로 정리되는 그렇고 그런 휴먼 드라마는 아닙니다.
오랫동안 거리를 두고 살아왔던 여동생에게 일이 생겨서 9살 난 아들을 잠시 맡아주기로 한 호아킨 피닉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조카와 함께 취재 여행을 떠납니다.
어르고 달래다가 다그치기도 하면서 어른 맘대로 안 되는 천방지축 어린이의 마음을 마주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어른의 마음까지 반추해볼 수 있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주형 기자(jool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