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 수돗물로 개인 풀장 채운 가족 뭇매..."50m 연결 호스까지 챙겨와"

시설 운영 목적 벗어나는 양의 물 사용은 절도

수돗물 절도에 연 1억 경제손실

[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한 가족이 해수욕장에서 공용 수돗물을 끌어와 개인 풀장을 채운 게 알려지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9일 울산시 동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일산해수욕장을 찾은 한 가족은 오전 일찍부터 해수욕장에 개인 수영장을 설치한 후 공용 수돗물을 이용해 물을 받았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상황은 곧장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됐다. 한 맘카페에 현장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린 글쓴이는 “관리하는 분이 하지 말라고 만류했는데도 끝까지 물을 다 받았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성인 여러 명이 들어갈 수 있을 크기의 파란색 풀장이 그늘막 아래 설치된 모습이 담겼다.

이 글쓴이는 “다수에게 피해 안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냐”며 “나 하나쯤이야 하지 말고 다음부터는 집에서만 쓰시라”고 꼬집었다.

상황을 목격했다는 또 다른 누리꾼은 “애들 두 명 들어가서 놀던데 더 대단한 건 풀장에서 수돗가까지 거리가 족히 50m 이상은 되는데 그만한 길이의 연결 호스를 가져와서 물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 수영장을 일산지에 들고온다는 생각 자체부터가 이미 글러 먹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 “절도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해수욕장 관리자 등으로부터 허락받지 않고 무단으로 수돗물을 사용하면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 지난 2015년에는 검찰이 상수도 배관을 뚫고 수돗물 수만톤을 훔쳐 사용한 사우나 업주를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지자체 관리인력 부족 등에 따른 관리 부실을 틈타 각종 수법이 난무하면서 수돗물 절도 사건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는 수돗물 절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5년7개월간 6억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편 지난 2월에는 공중화장실 안에 설치된 콘센트를 이용해 전기를 훔쳐 쓰는 한 캠핑카의 모습이 공개돼 눈살을 찌푸리게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