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국만 나홀로 확장 재정"
국내 일부 언론이 전경련 산하, 연구소의 자료에 이런 제목을 붙여 보도했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넘기면서 다른 나라는 새해 예산을 다 줄이는데 한국만 안 줄인다는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김세로 기자가 따져보았습니다.
◀ 리포트 ▶
"미국, 독일, 프랑스 허리띠 졸라매는데 한국만 확장재정 유지"
주요 언론사들이 쏟아낸 기사 제목입니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평균 14.8% 줄였는데, 한국만 줄이지 않았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재정 건전성 빨간불이라는 제목도 달았습니다.
내년 예산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사설까지 등장했습니다.
자료 출처를 보니, 한국경제연구원, 전경련 산하 기관입니다.
정말 그럴까?
세 나라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줄인 건 맞습니다.
미국은 17%, 독일은 19%, 프랑스는 8% 줄인 반면, 한국은 거의 줄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전인 201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코로나가 터진 2020년 미국은 전년도보다 예산을 47% 늘렸고, 독일은 28% 늘렸습니다.
한국은 프랑스와 비슷한 13% 늘렸습니다.
올해에도 미국은 10%를 더 늘렸고, 독일은 24% 늘렸습니다. 한국은 10%만 늘렸습니다.
미국과 독일이 작년과 올해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은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지출 증가율은 절반도 안 됩니다.
애초부터 늘어난 게 적으니, 줄일 것도 별로 없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각국 정부가 코로나 피해 지원에 쓴 돈을 비교하면, 독일은 GDP 대비 39%, 미국은 19%를 쓴 반면, 한국은 13%만 썼습니다.
한국이 쓴 13% 가운데 대출보증 같은 간접지원을 빼고, 직접 지원만 놓고 보면 고작 3.4%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각 나라의 예산을 이런 식으로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합니다.
한국은 원래 복지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고령화 속도도 빨라서,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재정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유찬/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우리는 가까운 시일 내에 재정을 줄이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내년 예산안에서 비중도 가장 크고, 액수로도 가장 많이 늘어난 건, 보건·복지·고용 예산입니다.
MBC 뉴스 김세로입니다.
영상편집: 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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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로 기자(ser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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