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0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저희가 나눌 이야기는 노동자분들은 들으면 솔깃, 반가운 그런 소식일 것 같기도 한데 요즘에 주 4일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같은 수요일 정도 되면 "일주일 너무 길다", "중간에 하루는 정도는 쉬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되죠.
실제로 직장인들에게 주 4일제를 시행하면 무슨 요일에 가장 쉬고 싶냐고 물어본 설문조사가 최근에 있었는데요, '수요일'이라고 답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토요일 점심까지 회사에서 근무를 하거나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게 사실 당연했죠.
그런데 이제는 주 5일제, 그리고 52시간제를 넘어서 주 4일제 근무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주 4일제'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주 4일제 근무는 근무시간을 단축하자는 주장과는 조금 다릅니다.
4일 동안은 좀 더 많이 일할 수도 있지만 나머지 하루를 온전히 쉬자는 겁니다.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고요. 국내 기업들도 조금씩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앵커>
이미 국내 기업에도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나 봐요.
<기자>
최근에 인터넷 은행인 토스뱅크에서 주 4.5일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직원들은 금요일은 오전만 근무하고 퇴근하게 됩니다.
이미 주 5일 이하로 근무하는 기업들도 꽤 많습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숙박플랫폼 '여기어때'는 월요일에 오후 1시부터 근무를 하는 4.5일제를 하고 있고요.
또 카카오게임즈도 매월 마지막 주를 '놀금', 그러니까 노는 금요일로 시행을 하다가 올해부터 월 2회로 늘렸습니다. 교육기업 에듀윌은 전 직원이 2019년부터 주 4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도 있습니다. SK그룹도 SK수펙스가 한 달에 2번 주 4일제를 하고요. SK텔레콤은 셋째 주 금요일이 쉬는 날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김 기자가 쭉 소개해 준 기업들 보면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재택근무라든지 근무 형태가 조금 유연한 기업들인 것 같아요, 보니까. 그런데 중소기업들 이거 도입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가능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주일에 4번만 일하는 게 사실 말이 되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꽤 계시겠죠. 그런데 그건 주 5일 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기사는 19년 전, 그러니까 2002년에 실린 신문 광고입니다. "삶의 질 높이려다, 삶의 터전 잃습니다" 제목부터 무시무시하죠.
주 5일제를 반대한 재계의 주장이었는데요, 당시에도 각종 우려와 위기감이 쏟아졌지만, 다들 알고 있듯이 주 5일제는 무사히 안착했습니다.
이후 4년 동안 경제성장률 4%를 넘었고요. KDI 발표를 보면 1인당 노동생산성은 오히려 1.5% 늘어났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이 긴 나라 중에 한 곳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다만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정부가 채용 장려금·우선채용과 같은 적극적 재정지출을 주 4일제 시행하는데 지원하면 연착륙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또 근로자들에게도 사회보장료, 돌봄 육아 등의 비용을 국가가 지원해주는 이전소득 정책도 필요하고요.
<앵커>
주 4일제라는 건 저희가 아직 도입하지 않았으니까 이걸 진짜 도입했을 때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한데 실제 해외에서는 주 4일제 도입하고 난 다음에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요.
<기자>
유럽 많은 국가들이 속속 도입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이슬란드에서 장기간 진행한 실험이 꽤 의미가 있었습니다.
2014년부터 4년 동안 취업자 1%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한 번 시행해본 건데요, 최근 영국 BBC 등에서는 이 실험을 두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번아웃 증후군 같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해소됐고요. 흔히 워라벨이라고 부르는 일과 삶의 균형도 찾았습니다.
남는 시간은 취미 활동과 가사활동을 하면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도, 업무 생산성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토대로 아이슬란드 노동자들은 기존과 동일한 임금을 받으면서 더 적은 시간을 근무할 권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 4일제로 바뀌면서 근무 환경도 따라서 변화했습니다.
개인 업무는 꼭 근무시간 외에 하고요. 회의는 가급적 줄이거나 짧게, 또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노력 등이 뒤따랐습니다. "그땐 어떻게 주 5일을 일했을까" 이렇게 떠올릴 날이 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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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0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저희가 나눌 이야기는 노동자분들은 들으면 솔깃, 반가운 그런 소식일 것 같기도 한데 요즘에 주 4일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같은 수요일 정도 되면 "일주일 너무 길다", "중간에 하루는 정도는 쉬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되죠.
실제로 직장인들에게 주 4일제를 시행하면 무슨 요일에 가장 쉬고 싶냐고 물어본 설문조사가 최근에 있었는데요, '수요일'이라고 답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토요일 점심까지 회사에서 근무를 하거나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게 사실 당연했죠.
그런데 이제는 주 5일제, 그리고 52시간제를 넘어서 주 4일제 근무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주 4일제'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주 4일제 근무는 근무시간을 단축하자는 주장과는 조금 다릅니다.
4일 동안은 좀 더 많이 일할 수도 있지만 나머지 하루를 온전히 쉬자는 겁니다.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고요. 국내 기업들도 조금씩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앵커>
이미 국내 기업에도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나 봐요.
<기자>
최근에 인터넷 은행인 토스뱅크에서 주 4.5일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직원들은 금요일은 오전만 근무하고 퇴근하게 됩니다.
이미 주 5일 이하로 근무하는 기업들도 꽤 많습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숙박플랫폼 '여기어때'는 월요일에 오후 1시부터 근무를 하는 4.5일제를 하고 있고요.
또 카카오게임즈도 매월 마지막 주를 '놀금', 그러니까 노는 금요일로 시행을 하다가 올해부터 월 2회로 늘렸습니다. 교육기업 에듀윌은 전 직원이 2019년부터 주 4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도 있습니다. SK그룹도 SK수펙스가 한 달에 2번 주 4일제를 하고요. SK텔레콤은 셋째 주 금요일이 쉬는 날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김 기자가 쭉 소개해 준 기업들 보면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재택근무라든지 근무 형태가 조금 유연한 기업들인 것 같아요, 보니까. 그런데 중소기업들 이거 도입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가능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주일에 4번만 일하는 게 사실 말이 되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꽤 계시겠죠. 그런데 그건 주 5일 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기사는 19년 전, 그러니까 2002년에 실린 신문 광고입니다. "삶의 질 높이려다, 삶의 터전 잃습니다" 제목부터 무시무시하죠.
주 5일제를 반대한 재계의 주장이었는데요, 당시에도 각종 우려와 위기감이 쏟아졌지만, 다들 알고 있듯이 주 5일제는 무사히 안착했습니다.
이후 4년 동안 경제성장률 4%를 넘었고요. KDI 발표를 보면 1인당 노동생산성은 오히려 1.5% 늘어났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이 긴 나라 중에 한 곳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다만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정부가 채용 장려금·우선채용과 같은 적극적 재정지출을 주 4일제 시행하는데 지원하면 연착륙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또 근로자들에게도 사회보장료, 돌봄 육아 등의 비용을 국가가 지원해주는 이전소득 정책도 필요하고요.
<앵커>
주 4일제라는 건 저희가 아직 도입하지 않았으니까 이걸 진짜 도입했을 때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한데 실제 해외에서는 주 4일제 도입하고 난 다음에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요.
<기자>
유럽 많은 국가들이 속속 도입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이슬란드에서 장기간 진행한 실험이 꽤 의미가 있었습니다.
2014년부터 4년 동안 취업자 1%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를 한 번 시행해본 건데요, 최근 영국 BBC 등에서는 이 실험을 두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번아웃 증후군 같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해소됐고요. 흔히 워라벨이라고 부르는 일과 삶의 균형도 찾았습니다.
남는 시간은 취미 활동과 가사활동을 하면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도, 업무 생산성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토대로 아이슬란드 노동자들은 기존과 동일한 임금을 받으면서 더 적은 시간을 근무할 권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 4일제로 바뀌면서 근무 환경도 따라서 변화했습니다.
개인 업무는 꼭 근무시간 외에 하고요. 회의는 가급적 줄이거나 짧게, 또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노력 등이 뒤따랐습니다. "그땐 어떻게 주 5일을 일했을까" 이렇게 떠올릴 날이 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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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0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저희가 나눌 이야기는 노동자분들은 들으면 솔깃, 반가운 그런 소식일 것 같기도 한데 요즘에 주 4일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같은 수요일 정도 되면 "일주일 너무 길다", "중간에 하루는 정도는 쉬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되죠.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0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저희가 나눌 이야기는 노동자분들은 들으면 솔깃, 반가운 그런 소식일 것 같기도 한데 요즘에 주 4일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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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오늘 같은 수요일 정도 되면 "일주일 너무 길다", "중간에 하루는 정도는 쉬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