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극렬문파 원팀안돼"…이낙연 "모멸하고 인격 짓밟아"
|
경선 결과 발표 듣는 이재명과 이낙연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경선 후보와 함께 경선 결과를 듣고 있다. 2021.10.10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승복에도 경선 내홍에 따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당무위가 '무효표 처리' 취소 요구를 이른바 '박수 추인'으로 기각한데 더해 송영길 대표가 이 전 대표측 지지자들의 문자 항의에 대해 "일베 수준"이라고 작심 비판한 것을 두고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의 '원팀 선언'에도 감정 섞인 앙금이 계속되면서 경선에서 4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던 이 전 대표 표가 본선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이낙연 전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이낙연 필연캠프 해단식을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10.14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
당장 이 전 대표 측은 송 대표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을 향해 "일베와 다를 바 없다"고 한 것을 두고 발끈했다.
이낙연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 대표라는 사람이 당내 지지자들을 향해 망언을 일삼는데 내년 대선에서 이길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래서는 원팀이 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캠프 좌장인 설훈 의원을 공개 비판하는 브리핑을 한 것을 두고도 반발이 터져 나왔다.
캠프 전략실장인 김광진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저도 10년 가까이 민주당에서 중앙정치를 했는데 당의 수석대변인이 당내 정치인을 상대로 논평을 내는 경우는 못 봤다"며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원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날 승복 메시지를 냈던 이 전 대표도 격앙된 목소리를 내며 가세했다.
그는 이날 오후 캠프 해단식에서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는 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경선 과정에서 자신은 물론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당내 다른 후보 측의 비난을 정면으로 겨눈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해단식 행사를 마친 뒤 '원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
대화하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1.10.13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
송 대표의 '일베 발언'은 이 전 대표 열성 지지자들의 반발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들은 전날 당무위의 결정을 비난하며 이날 오전 경선 결과 효력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냈다.
일부는 당무위 결정이 만장일치로 추인된 것을 두고는 당무위에 참석한 이 전 대표 측 인사들에게도 거센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일부 지지자들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문재인 대통령님이 이재명을 도와주는 순간 대통령님도 문파(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에서 제명당할 수 있다는 걸 자각해야 한다"는 글을 SNS에서 공유하기도 했다.
지지자 일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저서인 '조국의 시간'을 불에 태우는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서 "이낙연 후보의 승복으로 민주당 경선이 끝났다"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이런 가운데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가 사퇴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이번 대선 경선에서 극렬 문파가 이낙연에게 붙었다"면서 "극렬 문파가 포함된 원팀이면 더불어민주당의 재집권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가세하면서 양측간 감정 싸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인사 나눈 이재명·이낙연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4일 오후 부산 KBS부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명(왼쪽), 이낙연 후보가 인사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1.9.24 handbrother@yna.co.kr |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이낙연 지지층'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내년 대선은 여야 간 초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반이재명' 지지층의 원심력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1~12일, 전국 성인 2천2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내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4.2%에 불과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찍겠다는 응답은 40%에 달했다
앞서 설 의원은 지난 7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구속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지지자 상당수는 이재명 후보를 못 찍겠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goriou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승복에도 경선 내홍에 따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당무위가 '무효표 처리' 취소 요구를 이른바 '박수 추인'으로 기각한데 더해 송영길 대표가 이 전 대표측 지지자들의 문자 항의에 대해 "일베 수준"이라고 작심 비판한 것을 두고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의 '원팀 선언'에도 감정 섞인 앙금이 계속되면서 경선에서 4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던 이 전 대표 표가 본선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