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는 마땅한 처벌을 받고 자신은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게 피해자의 바람이었지만, 그 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가족과 떨어져서 지낸다는 피해자는 혹시나 자기 주변 사람들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돼서 그동안 겪었던 2차 가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유수환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시 정무직 공무원 신 모 씨는 성추행 몇 시간 뒤 피해자의 가까운 지인을 만났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직업을 묻는가 하면,
[신 모 씨/당시 부산시 정무직 공무원 : (피해자) 아버지는 뭐하시죠?]
4월 총선을 언급하면서 오 전 시장이 당장 사퇴하기는 어렵다고도 말했습니다.
[신 모 씨/당시 부산시 정무직 공무원 : (오거돈 시장이) 지금 개인이 아니잖아요. 선거도 며칠 안 남았고, 지금 상황은 본인이 사퇴할 상황도 아니고….]
피해자가 원할 경우, 골프장에 취업시켜 주겠다는 황당한 제안도 했습니다.
[신 모 씨/당시 부산시 정무직 공무원 : 일단 계획상은 ○○를 갈까 싶은, ○○ 골프장….]
피해자와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에게도 피해자와 나눴던 SNS 대화를 지워달라는 압박이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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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씨는 SBS 기자에게 피해자 측에 회유를 시도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신 모 씨/당시 부산시 정무직 공무원 : 얘네들 일자리 구할 시간을 좀 주면 안 되겠나라는 취지에서 이야기를 했고…. (카카오톡 삭제해라 요구했다거나…) 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또 다른 2차 가해도 이어졌습니다.
시청 내 다른 부서 공무원은 지역 언론 기자에게 피해자의 신원을 노출했고, 그런 여파로 일상에서도 2차 가해가 끊임없이 따라다녔다고 피해자는 호소합니다.
[피해자 (음성대역) : 아버지랑 둘이 앉아서 밥을 먹는데, 옆 테이블에서 제 얘기를 하는 거예요. 오거돈 시장 얘기하면서 여자애가 원래 좀 그렇다더라, 천박한 단어를 막 쓰기도 하고….]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피해자는 가족과 따로 살면서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 일어난 일과 2차 가해 사실을 낱낱이 밝히고 싶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받을 상처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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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범죄자는 마땅한 처벌을 받고 자신은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게 피해자의 바람이었지만, 그 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가족과 떨어져서 지낸다는 피해자는 혹시나 자기 주변 사람들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돼서 그동안 겪었던 2차 가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