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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국내연구진,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3종 발굴…렘데시비르보다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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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이상엽 특훈교수·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 공동연구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전임상시험 추진 중…경구용 약물로 팬데믹에 적합

뉴시스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공동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전임상시험에 들어갔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 공동연구팀이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정식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상품명 베클러리)가 임상에서 사용 중이지만, 사망률을 감소시키지 못하고 회복 기간을 5일 정도 단축하는 등 치료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맥 주사제인 렘데시비르는 의료기관에서 입원을 통해 수일 동안 투여받아야 하므로 팬데믹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약물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는 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하다.

KAIST 이상엽 특훈교수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 공동연구팀은 신속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한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찾는 방식으로 신약 개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KAIST 연구팀의 장우대 박사는 우선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집해 6218종의 약물 가상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실험으로 해당 약물들을 모두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는 약물만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구조 유사도 분석 모듈과 상호작용 유사도 분석 모듈을 도킹 전후에 도입해 가상 스크리닝의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가상 스크리닝 기술은 단백질-약물 복합체 구조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후보 약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연구팀은 바이러스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핵산 유사체 기반 전구약물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전구약물은 자체로는 약효가 없고 체내 대사를 통해 활성형 구조로 변환돼야만 약효를 나타내기 때문에 전구약물을 활성형으로 구조변환한 뒤 도킹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여러 핵산유사체 기반 전구약물들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데 성공했고 도킹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가상 스크리닝 플랫폼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복제와 증식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3CL hydrolase, Mpro)와 RNA 중합효소(RNA-dependent RNA polymerase, RdRp)를 저해할 수 있는 후보 화합물을 15종과 23종으로 각각 선별했다.

이어 가상 스크리닝으로 선별된 38종의 약물에 대해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생물안전 3등급(BSL-3) 실험실에서 세포 이미지 기반 항바이러스 활성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약효를 검증했다.

검증에서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감염시킨 원숭이 신장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내 실험을 수행했고 이를 통해 38종의 약물 중 7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을 확인했다.

검증된 7종의 약물에 대해 인간 폐 세포(Calu-3 cell)에서 추가적인 검증 실험을 수행해 3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을 확인했다.

3종의 후보 약물은 ▲암 및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오미팔리십 ▲암 및 조로증으로 임상이 진행 중인 티피파닙 ▲식물 추출물 항암제로 임상이 진행 중인 에모딘이다.

특히 오미팔리십은 코로나19 표준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대비 항바이러스 활성이 약 2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고 티피파닙은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수준으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

세포 수준에서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된 약물은 바이러스 감염 동물모델을 이용한 전임상시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과기정통부의 코로나 치료제 전임상 지원사업을 통해 후보 약물 중 하나의 약물에 대해 약효를 평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동물에 대한 약물 독성이 나타났다. 향후 연구팀은 약물의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유효 농도에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약물 농도를 찾기 위해 추가적인 전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후보 약물들에 대해서도 전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 연구를 통해 예측 성능이 우수한 약물 가상 스크리닝 플랫폼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유망한 후보물질을 단기간에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7일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Drugs repurposed for COVID-19 by virtual screening of 6,218 drugs and cell-based assay)

KAIST 이상엽 특훈교수는 "신종 바이러스 출현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이를 통해 향후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유사한 바이러스나 신종 바이러스 출현 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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