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학생단체 맞불집회…"합격자 확대해야"
올해도 '합격자 수' 공방…돌출 발언·기습 시위
변협 측 "현 상태 지속되면 화염병 던질 수도"
학생 단체 측 기습 시위로 한때 청사 정문 폐쇄
[앵커]
올해도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에 맞춰 합격자 수 축소와 확대를 요구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렸습니다.
변호사단체는 법조 시장 포화로 합격자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로스쿨 학생들은 더 많은 국민이 법률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선발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대한변호사협회 회원들이 법무부 앞에 집결했습니다.
천2백 명 이하로 합격자 수를 줄여야 한다며, 법무부 측 결단을 촉구한 겁니다.
[이종엽 / 대한변호사협회장 : 넘쳐나는 변호사 홍수로 인해 수임 건수는 최저 한계선 아래로 주저앉은 지 오래고, 변호사에게 공익은 공허함을 넘어 버거운 짐에 불과하다.]
2시간 뒤 이번에는 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 단체가 집회를 열었습니다.
변호사 시험이 줄세우기식 선발이 아닌 자격시험이어야 한다며 합격자 확대를 요구한 겁니다.
[최상원 /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장 : 합격자 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하여 수험생들을 과도한 경쟁에 몰아넣어 올해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고 결국 수많은 학생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봤다.]
현직 변호사들과 예비 변호사들이 생계와 직결되는 합격자 수를 놓고 맞불집회를 열면서 돌출 발언과 기습 시위도 이어졌습니다.
대한변협 측의 한 인사는 현 상태가 지속되면 법무부 청사에 화염병을 던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고,
로스쿨 학생 단체 측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청사 앞에 드러눕기도 했습니다.
"법무부 장관님! 해결책을 마련할 때까지 여기 있겠습니다. 책임지십시오!"
올해 10회째를 맞는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1회에서 90%에 육박한 뒤 꾸준히 떨어졌습니다.
최근 5년 동안의 합격률은 50% 안팎으로, 합격자 수는 해마다 천5백여 명에서 천7백여 명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법조 시장이 포화 상태라 관문을 더 좁혀야 한다는 변호사 단체 주장에, 로스쿨 학생들은 더 많은 국민이 보편적으로 법률 서비스를 누려야 한다고 맞서면서 해마다 똑같은 갈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변협 측은 로스쿨 도입 이후 12년 동안 변호사 수가 3배 이상 늘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고 로스쿨 학생 측은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다른 직종 자격시험보다 낮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는 올해 합격자 수를 1,706명으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합격률은 소폭 높아진 반면, 합격자 수는 조금 줄었습니다.
올해 시험 과정에서 문제 유출 논란 등을 겪었던 법무부는 변협·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특별대책팀을 발족해, 변호사 시험 전 영역에 걸쳐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변호사 시험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째입니다.
정부와 변호사 단체, 로스쿨 학생 간 충분한 협의와 근본 대책 마련 없이는 내년에도 반복되는 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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