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찰 "증오 범죄? 아무것도 배제 안 해…한인 신원 확인 늦어져"

애틀랜타 경찰 기자회견 "모든 동기 테이블 위에"

"용의자는 마사지 업소 두 곳 자주 드나들었다"

"한인 신원 확인 늦어져…총영사관과 적극 협력"

모두 8명의 사망자를 낸 조지아주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마사지 업소 3곳 가운데 한 곳에 추모의 꽃이 놓여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경찰은 18일(현지시간) 총기 난사로 8명을 살해한 용의자의 범행 동기 수사에서 인종 혐오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날 수사당국은 섹스 중독을 범행 동기로 지목하면서 인종이나 여성 혐오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경시해 비판받았다.

애틀랜타경찰청 찰스 햄프턴 부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기 난사를 증오 범죄로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아무것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진행 중"이라며 혐오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햄프턴 부청장은 용의자 로버트 애런롱(21)이 사망자 4명을 낸 애틀랜타 시내 마사지 업소 두 곳 단골이었다고 확인했다. 그는 "용의자는 두 곳을 모두 자주 방문했었다"고 말했다.

사망자 가운데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전날 브리핑에서 수사 당국은 용의자가 해당 마사지 업소 고객이었는지, 업소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햄프턴 부청장은 한인 사망자 4명의 신원 확인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원 확인 절차는 100%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피해자 가족과 먼저 연락한 뒤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망자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사적으로 모든 확인을 끝낸 뒤 공적으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한국 총영사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지난 16일 오후 5시께 애틀랜타 북부 체로키 카운티에 있는 '영 아시안 마사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중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곳은 베트남계 업주가 운영하는 곳으로, 사망자 4명 가운데 2명은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사망자 신원은 모두 확인돼 공개됐다.

용의자는 그곳에서 27마일(약 43㎞)가량 떨어진 애틀랜타 시내 '골드 스파'와 '아로마테라피 스파'로 이동해 모두 4명을 살해했다. 한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희생자 4명은 모두 한국계로 밝혀졌다.

애틀랜타=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