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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우리 대학 대표 전형] ②건국대 'KU자기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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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열거만 해선 곤란… 활동 간 '연결고리' 보여야

올해 건국대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 예정자가 유념해야 할 최대 변화는 기존 전공적합 전형이 KU자기추천 전형에 흡수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KU자기추천 전형 모집인원은 전년도 213명에서 올해 385명으로 약 1.8배 늘어난다. 전형 방식은 △1단계 서류평가(100%) △2단계 심층면접(100%)이다. 맛있는공부는 지난 18일 건국대 김경숙·김미진 입학사정관과 구자형(건국대 물리학부 1년)씨를 만나 'KU자기추천 전형 공략법'을 들었다.

조선일보

백이현 인턴기자


수상 실적 없어도 전공적합성 입증 가능

KU자기추천 전형엔 특별한 '자격 요건'이 없다. 김경숙 사정관은 "교내 생활(교과·비교과)과 전공 관련 활동에 충실한 학생이라면 이렇다 할 수상 실적이 없어도 KU자기추천 전형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자형씨는 KU자기추천 전형의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그는 고교 시절 내내 관심 분야(물리)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 온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실제로 그는 고교 3년간 전국과학전람회를 준비하며 물리 공부에 매진했다. 고 2 땐 방음벽 연구, 고 3 땐 유체역학 연구로 각각 출전했다. "전국대회엔 나가지 못했지만 준비 과정에서 제가 어떻게 물리에 대한 관심과 학업 역량을 키웠는지 피력했어요. 전국과학전람회 준비는 주제 선정에서부터 실험, 보고서 작성, 발표 연습까지 7개월 이상 걸리거든요. 대학생용 일반물리학 서적까지 뒤적이며 연구했죠."

입학사정관 전형용 자기소개서는 '구체성'이 생명이다. 김경숙 사정관은 "그러지 말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지원자 중 절반은 '나열식 소개서'를 제출한다"고 지적했다.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다'는 식의) 단순 나열로는 자기주도성을 입증하기 어려워요. 그보다는 각 활동 간 '연결고리'를 보이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 구자형씨도 지난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저도 지난해 나열식 소개서를 썼다가 담임 선생님께 지적받은 일이 있어요. 수험생 입장에선 '다른 지원자와 경쟁하려면 활동을 하나라도 더 적는 게 유리할 것'이란 생각을 떨치기 어렵거든요. 이후 '개인 연구' 하나에만 초점 맞춰 소개서를 수정했더니 완성도가 한결 높아졌습니다."

억지로 '준비'하지 말되 '진정성' 보여야

KU자기추천 전형 지원자는 1박 2일간 합숙하며 개별·토론·발표 등 세 가지 면접을 차례로 치러야 한다. 지난해 구자형씨의 면접관이었던 김미진 사정관은 그에 대해 "모든 단계에서 고루 우수한 점수를 얻었지만 언변이 유창한 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자형씨는 긴장한 데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 말을 꽤 더듬었어요. 하지만 면접을 세 차례 거치며 물리학에 대한 열정과 지식이 얼마나 많은 지원자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토론 면접에서도 주제나 핵심을 정확히 짚어냈고요."

구씨의 면접 고득점 비결은 관찰력, 그리고 독서다. "면접 때 그린벨트 문제가 나왔는데 실제 제가 사는 동네에서도 이슈가 됐던 적이 있어 관심이 많았어요. '과학의 가치 중립과 윤리' 관련 문제가 나왔을 때도 당황하지 않았죠. '발견하는 즐거움'(리처드 파인만 글, 승산)을 읽고 늘 생각해 왔던 내용이었거든요."

건국대 입학사정관 전형 재학생 자문단 'KU코어(Core)'에서 활동 중인 구씨는 고교생 후배와의 만남이 잦은 편이다. 그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애써 '준비'하려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 활동을 하면 대입에 도움 되느냐'예요. 입학사정관 전형은 준비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저절로 준비되는 거죠. 그 과정에서 얼마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당락을 결정짓고요."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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