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뉴스 읽기]
“신공항 반대” 비행기 모형 앞에서 단체사진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21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는 4월7일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민주당 후보로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죠. 민주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논란으로 사임한 뒤라 민주당으로서는 꼭 지키고 싶은 선거일 겁니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 대표가 ‘가덕 김영춘으로 불러달라’는 김 전 사무총장을 위해, 또 최근 오름세를 탄 여당 지지도에 불을 붙이기 위해 가덕도를 방문한 거죠. 이 대표는 이날 “부울경(부산·경남·울산)이 추구하는 메가시티가 성공하려면 가덕도 신공항이 꼭 필요하다”며 “우리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있는 힘을 다해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 착공과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고, 다음달 임시국회 회기 내 특별법 처리도 약속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부산시로부터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현황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대표의 이날 방문 소식은 많은 언론사들이 기사로 그 현장을 남겨두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바라보는 이 대표의 사진과 함께였죠.
그런데 이 사진(기사 첫번째, 세번째 사진)에 숨은 비밀이 있습니다.
이 대표는 신공항이 보여줄 미래를 상징하듯 비행기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신공항이라는 경제 사업을 간절히 소망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설치한 비행기였습니다. 비행기에 적힌 문장은 “우리는 살고 싶다”였습니다. 주민들의 바람일까요?
하지만 다른 사진을 보면 이 비행기의 실체(?)가 더 명확해집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하얀 비행기 모형은 청년기후긴급행동 청년들의 신공항 특별법 반대 목소리를 전해줄 편지지가 되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공항 vs 기후위기’라는 문구와 ‘NO PLANE NO PAIN’(비행기가 없으면 고통도 없다)이라는 절절한 구호가 적혀있습니다.
이 비행기는 지난해 11월26일 청년기후긴급행동 청년 3명이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한 것에 비탄하며 가덕도를 찾아 '낙서'한 비행기 모형입니다.
|
지난해 11월26일 청년기후긴급행동 청년들이 부산 가덕도를 방문해 골판지를 활용한 피켓팅을 하고 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청년기후긴급행동 소속이자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회원으로 한겨레 유튜브 콘텐츠 ‘싸이렌’에 참여하고 있는 오지혁씨도 이날 현장에 있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청년기후긴급행동 청년들이 가덕도에서 펼쳐보인 피켓팅과 비행기 모형에 메시지를 남긴 활동은 그들의 인스타그램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겨레> 기후변화팀에서 선보이는 유튜브 콘텐츠 ‘싸이렌-기후 침묵을 깨는 청년들의 말’는 지난해 12월30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부르는 환경 문제를 짚었고, 이 법을 발의한 한정애 환경부 장관에게 ‘분노의 레이저’를 쏘기도 했습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을 포함한 환경단체들은 신공항을 건설하면 비행기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기후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또 깊이 20m에 달하는 가덕도 주변 바다를 매립해야 하는데 이로 인한 환경 파괴가 심할 것도 지적합니다. 완공된다고 해도 2018년 일본 오사카 인근을 덮친 태풍으로 간사이 공항이 침수되는 등 해수면 상승과 잦은 태풍으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고도 강조했습니다.
|
청년들은 2030년까지 석탄발전 운영을 중단하고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상황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제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덕도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요. 이 대표 등 민주당은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이 특별법을 통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죠. 한 장관이 대표발의한 여당의 신공항 특별법은 가덕도 신공항을 신속하게 건설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등 사전절차를 면제·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돼있습니다. 청년들은 미래 주도권을 쥔 여당 대표 뒤에 서있는 비행기에 적힌 “우리는 살고 싶다”는 문구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코로나19 기사 보기▶전세 대란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기후뉴스 읽기]
“신공항 반대” 비행기 모형 앞에서 단체사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21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는 4월7일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민주당 후보로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죠. 민주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논란으로 사임한 뒤라 민주당으로서는 꼭 지키고 싶은 선거일 겁니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 대표가 ‘가덕 김영춘으로 불러달라’는 김 전 사무총장을 위해, 또 최근 오름세를 탄 여당 지지도에 불을 붙이기 위해 가덕도를 방문한 거죠. 이 대표는 이날 “부울경(부산·경남·울산)이 추구하는 메가시티가 성공하려면 가덕도 신공항이 꼭 필요하다”며 “우리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있는 힘을 다해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 착공과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고, 다음달 임시국회 회기 내 특별법 처리도 약속했습니다.
이 대표의 이날 방문 소식은 많은 언론사들이 기사로 그 현장을 남겨두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바라보는 이 대표의 사진과 함께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