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1부 심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이 진행됐다. /남용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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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양형에 반영한다는 삼성준법감시위, 전문심리위 과반 '합격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재판부의 선고만 남겨두게 됐다.
30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검 측은 징역 9년을 구형했고, 삼성 측은 준법 경영 안착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양형에 고려해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국정농단 공모' 혐의에 관해 특검과 변호인단 측 견해차만 확인한 채 결심공판이 마무리되면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실효성 여부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에 법조계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준법위의 실효성 여부를 판단,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실상 이번 판단이 이 부회장의 향후 거취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게 각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 부회장 역시 이날 최후진술에서 준법위를 통한 준법경영 안착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재판 과정에서 삼성과 저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준법위가 생겼다"라며 "준법문화라는 토양 위에서 법률적 검토를 거듭해 의사결정을 해야 궁극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준법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 부족함 없도록 뒷받침하고,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 투명성과 도덕성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준법위 설립 이후 달라진 경영 시스템, 조직 문화에 관해 언급하며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정도를 걸어가겠다"고 공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발표를 통해 준법위가 권고한 각 의제와 관련해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고, 건전한 노사 문화 구축과 더불어 회사 가치를 제고하는 일에만 몰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동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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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월 삼성이 독립적인 외부 감시기구인 준법위를 설치한 이후 회사 안팎의 변화는 뚜렷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발표에 나서며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 등 준법위가 권고한 각 의제와 관련해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고, 건전한 노사 문화 구축과 더불어 회사 가치를 제고하는 일에만 몰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 부회장의 다짐은 곧 노사 문화 변화로 이어졌다. 같은 달 삼성은 355일 동안 농성을 이어 온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와 합의하고,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김 씨와 그의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지난달에는 무려 51년간의 '무노조 경영' 원칙을 깨고 삼성전자 노사가 단체협약을 위한 첫 교섭에 나섰다.
'협력사 상생과 더불어 사회에 이바지하는 기업의 역할' 수행도 진행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2월 삼성은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 병상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삼성 영덕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고, 삼성의료원 의료진을 파견했다. 지난 8월에도 삼성은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와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를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확진자 급증에 따른 전담치료병상 문제 해소를 위해 삼성의료원 산하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확대했다.
이외에도 지난 3월 '마스크 대란' 때에는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 장을 긴급 지원하고, 정부와 협업해 마스크 생산에 필수적인 MB 필터 지원에 나선 데 이어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추천받은 마스크 제조사에 삼성스마트공장지원 센터 소속 전문가들을 파견했다. 또한, 코로나19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위해 2조6000억 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고, 마스크·손소독제 등 방역용품을 전달하는 등 지원활동을 이어갔다.
삼성은 생활치료센터 제공 등 코로나19 관련 지원활동을 비롯해 청년 일자리 창출 및 협력사 상생 강화 등 CSR활동 영역을 전방위로 넓혀가고 있다. /더팩트 DB, 삼성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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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산업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CSR활동의 일환으로 전개하는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 지난 2018년 이 부회장이 발표한 180조 원 규모의 신규투자 계획과 더불어 3년간 4만여 명에 달하는 '직접 채용' 계획의 일환으로 시행한 '삼성청년SW아카데미'의 경우 현재까지 1623명이 수료해 과반이 대기업과 금융권 기업 370여 곳에 취업했다.
내년 1월 파기환송심 선고 재판을 앞둔 가운데 재계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이 부회장과 삼성의 '사법 리스크'에 따른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이 나온다. 실제 검찰 수사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지난 2017년 4월 7일 치러진 1심 첫 공판 이후 지금까지 국정농단 재판에 발목을 잡힌 기간만 햇수로 4년에 달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대대적인 사업 재편과 대규모 M&A에 나서며 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하는 것과 달리 삼성의 신규 투자는 '사법 리스크'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라며 "세계 1위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 벌어지는 격차는 물론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애플이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과 비교해도 대조적이다. 초를 다투는 경쟁 속에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경쟁력 저하는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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