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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홍콩 보안법 통과

"중국에 더 화 나" 트럼프 분노, 홍콩보안법 아닌 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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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엄청난 피해에 중국 향한 분노 커져"

하루 평균 4만명 엿새 25만명 신규 확진

폼페이오 "中, 홍콩을 일국일체제로 바꿔"

"홍콩 차등 특별대우 예외 없이 없앨 것"

FCC "中 화웨이·ZTE 美 안보위협 지정"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30일 트위터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최종 입법에 대한 언급없이 "팬데믹이 미국에 끼친 엄청난 피해에 중국을 향해 점점 더 큰 분노가 치민다"고 적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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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에 점점 더 화가 많이 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열어 홍콩 국가보안법 입법을 최종 강행한 데 분노한 게 아니었다. 엿새 동안 24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재유행에 분통을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녁 중국이 보안법 입법을 강행한 지 한나절여 지난 뒤 트위터에 "이 팬데믹(대유행)이 미국에 끼친 엄청난 피해를 포함해 전 세계에 험악한 양상을 퍼뜨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중국에 대한 분노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적었다. "사람들도 그걸 알 수 있을 것이고 나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6월 25일부터 엿새째 하루 평균 4만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해 코로나19 재유행이 뚜렷해진 데 대해 중국에 책임을 돌린 셈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지 설명 없이 중국에 관해선 이 트윗 하나만 올렸다.

홍콩 국가보안법 최종 입법에 관해선 대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일제히 비난 성명을 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공산당의 가혹한 국가보안법 도입 결정은 중국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 홍콩 자치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홍콩은 세계에 자유로운 중국인이 가장 성공적인 경제와 활력있는 사회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국민의 염원에 대한 베이징의 피해망상과 두려움이 홍콩 성공의 기반을 없애 일국양제를 일국·일체제로 바꿔놨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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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최종 입법에 6월 30일 성명을 내고 "중국이 홍콩의 일국양제를 일국일체제로 바꿔놨다"며 "홍콩에 대한 차등 특별대우를 예외없이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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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중국 공산당은 홍콩 주민에 50년간 자유를 약속했지만 단지 23년을 줬을 뿐"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권위주의 뱃속에 홍콩을 집어삼키려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홍콩에 차등의 특별대우를 줬던 정책 면제를 거의 예외 없이 없앨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그는 또 "미국은 자유를 사랑하는 홍콩 주민과 계속 함께할 것이며, 표현·언론·집회의 자유와 법치에 대한 중국의 공격에 맞설 것"이라며 "오늘은 홍콩과 중국 전역의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슬픈 날"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별도로 트위터에선 "중국 공산당의 가혹한 국가보안법은 자유 홍콩을 끝냈으며, 자국민의 자유 의지와 자유로운 생각이 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임을 폭로해줬다"고 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는 존 율리요트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베이징의 국가보안법 제정은 중·영 공동선언(1984년 홍콩 반환협정)의 약속 위반"이라며 "중국이 지금 홍콩을 일국일체제로 대접함에 따라 미국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홍콩의 자유와 자치를 질식사한 사람들에 대해 계속해서 강력한 대응 조치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베이징에 즉각 경로를 되돌릴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를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개 업체는 연 83억 달러의 보편적 서비스기금(USF)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화웨이와 ZTE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정하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압도적으로 많다"며 "두 회사 모두 중국 공산당과 군사조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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