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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아마존, 자율주행 '죽스' 인수에···머스크 "베조스는 따라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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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아마존 배송 로봇 '스카우트.' 아마존은 미국 워싱턴 D.C 등에서 배송 로봇을 시험운행 중이다. 사진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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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e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미국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죽스(Zoox)를 인수했다. 아마존과 죽스는 지난 26일(현지 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제프 윌크 아마존 글로벌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죽스는 세계 수준의 자율주행 차량 기업"이라며 "죽스가 수년 내에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아마존이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아이차 에반스 죽스 CEO는 "이번 인수로 죽스는 자율주행차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확고해졌다. 훨씬 더 큰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죽스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10억~12억 달러(약 1조2000억~1조4000억원)로 추정했다. 2018년 죽스가 자금조달 과정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 32억 달러에는 못 미친다. 이는 최근 자율주행 기업에 대한 가치가 예전만 못 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죽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최근 1000여 명의 직원 중 계약직 120명을 해고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자율주행 시계도 늦춰졌다. 업계는 10년 전 '2020년엔 로봇 택시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 레벨3( 운전자 조작 없는 부분 자율주행) 상용화에도 다가가지 못했다. 또 지난 17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2018년 맺은 자율주행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는 등 완성차 업체의 투자도 주춤한 편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악화한 자금 사정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 등은 아마존이 올해 자율주행 기술 순위 10위(내비건트 리서치 기준)에 오른 죽스를 싸게 살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죽스의 기술, 무인배송에 활용할 듯



아마존의 자율주행 차 투자는 무인배송으로 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샘 아부엘사미드 수석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이번 거래로 현재 운용하고 있는 운송용 밴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샘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죽스의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승용차를 내년쯤 현장에 배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배송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아마존은 이미 자율주행 로봇 '스카우트'를 미국 워싱턴D.C 등에서 시험운행 중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자율주행 기능을 라스트 마일(배송의 마지막 단계)에 도입할 경우 물류비용 10~40%를 절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은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세미트럭을 활용한 퍼스트 마일(생산지에서 물류창고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나 밴을 활용한 미들 마일(물류창고에서 판매지까지)과 라스트 마일, 그리고 배송로봇 스카우트 등을 활용한 라스트 마일 자율주행 포트폴리오 구축이 아마존의 꿈일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베조스는 따라쟁이"



아마존이 죽스를 인수했다고 밝히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에 "제프 베조스(아마존 CEO)는 카피캣(따라쟁이)"이라고 올렸다. 아마존이 글로벌 전기차 판매와 자율주행 선두주자인 테슬라를 따라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테슬라는 죽스로 이직한 전 직원이 회사 기밀을 유출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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