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앞서 민주당 주도로 법사위를 포함한 일부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어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내일(19일)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국회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협상에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사의를 표명하고 칩거에 들어간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복귀할 뜻이 전혀 없다고 밝혔는데요. 북한발 안보 위기가 발생한 상황에서 여야가 언제까지 대치를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 국회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원구성 시한으로 정한 디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상황, 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추가 도발 가능성까지 시사한 북한발 안보 위기 상황 등 엄중한 시기지만, 국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은 현 상황임을 고려해서, 18개 상임위 가운데 6개 위원장은 뽑았습니다. 통합당 원내대표는 법사위를 뺏긴 마당에 더 이상 협상은 무의미하다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밖으로 나가버렸죠. 민주당 원내대표는 '통합당, 너네 몫 후보를 안 내면 내일 선거를 통해 우리가 다 맡을 수도 있다'고 압박을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사이 입장이 미묘하게 달라졌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6일) : 금주 안으로 18개 전 상임위에 대한 원구성을 마치고…]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19일까지 협상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미래통합당에 공당으로서 국민을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번 주', '19일'이라고 못을 박는 등 강한 어조였지만, 오늘은 현명한 선택을 당부한 겁니다. 통합당 원내대표가 민주당 단독 선출에 항의해서 국회를 나간 만큼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은 줘야 하지 않겠냐는 배경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민주당은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되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통합당이 자연스레 복귀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이렇게 말합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발생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 국방위와 외통위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이제 미래통합당의 차례입니다. 국가 위기 앞에서 야당의 초당적 협력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당시 민주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돌입했지만, 며칠 뒤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고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국회로 복귀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안보 위기엔 여야가 따로 없으니까 얼른 돌아와 원구성을 마무리하자는 겁니다.
민주당은 그야말로 통합당이 국회에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이라고 봤지만, 통합당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선 어림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은혜/미래통합당 대변인 : 변화가 있으려면 수적인 우세를 가지고 그리고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견지하시는 그분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될지 스스로 아실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통합당의 요구는 바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으라는 건데요. 특히나 법사위원장은 없었던 일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현재로썬 복귀할 마음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안보 위기 상황에 대해선 우리가 없어도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냐, 통합당이 발목을 잡는다고 했으니, 민주당 단독으로 하면 더 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야당 국민의당 또한 민주당의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했는데요.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해선 국회의 시간을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15일 이전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권은희/국민의당 원내대표 :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힘으로 원구성을 하였던 것을 사과하고, 원점에서 합의를 위한 노력으로 원구성을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야당과 한목소리로 북한과 국제사회에 호소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통합당도 고심일 겁니다. 언제까지 장외에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인데요. 자체적으로 북한 위기에 대응한다고는 했지만 야당의 한계가 있습니다. 당장 당내 특위에 외교·통일·국방 장관을 호출했지만 아무도 안 나왔죠. 결국 통합당이 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를 지적하기 위해서라도 상임위에 등판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상임위는 기관장들을 불러 업무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아직 구성되지 않은 상임위도 간사가 주도하는 간담회를 열고 3차 추경 관련 논의에 착수했는데요. 오늘 정무위와 문체위 간담회가 열렸는데, 여당의 힘이라고 해야 할까요. 금융위원장과 문체부장관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은성수/금융위원장 : 의원님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마음이 설레고 긴장은 됩니다만 가까이서 간담회 형식으로 첫 만남을 갖게 되어 한결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원로 정치인의 부고 소식인데요. 국회 부의장을 지낸 홍사덕 의원이 별세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과 숱한 인연을 갖고 있죠. 1992년 대선 때는 김대중 후보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김영삼 정부에선 정무 제1장관을 지냈습니다. 2004년엔 한나라당 원내총무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고, 2007년 2012년 박근혜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아 대통령 박근혜 만들기에 앞장섰습니다. 특히나 국회 부의장 때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동료 의원들을 대할 때 꼭 이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고 홍사덕/당시 국회부의장 (2001년 4월 9일) : 서울 광진을의 명예로운 대표 추미애 의원!]
[추미애/당시 새천년민주당 의원 (2001년 4월 9일) : 국무총리님께 보충질의를 좀 하겠습니다.]
[고 홍사덕/당시 국회부의장 (2001년 4월 9일) : 다음 서울 광진갑의 명예로운 대표 김영춘 의원!]
[김영춘/당시 한나라당 의원 (2001년 4월 9일) : 광진갑 출신의 김영춘 의원입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입법기관이고 지역,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이들의 명예를 존중해주는 차원이었겠죠. 그런 점에서 아직 원구성조차 하지 못한 지금 우리 국회는 과연 명예로운 국민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현명한 선택 당부"…"복귀할 마음 없어" > 입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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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민주당 주도로 법사위를 포함한 일부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어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내일(19일)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국회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협상에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사의를 표명하고 칩거에 들어간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복귀할 뜻이 전혀 없다고 밝혔는데요. 북한발 안보 위기가 발생한 상황에서 여야가 언제까지 대치를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 국회 상황 짚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