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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이슈 컷] "철없을 때 한 문신, 자식 보기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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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아이들 앞에서 한 번도 옷을 벗어본 적 없어요."

미국 한 아버지의 고민.

몸에 새긴 나치의 상징 '하켄크로이츠' 타투를 자식에게 보여주기 부끄럽다는 것.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한 때.

미국 켄터키주 한 타투숍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인종차별 타투가 있으신 분들, 무료로 가려드립니다.'

2주 만에 문신을 후회하는 30여 명이 신청했고 타투이스트 행보에 많은 사람이 응원과 지지를 보냈다.

타투이스트들은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혐오의 의미 담은 타투를 다른 그림으로 덮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우려는 것.

"20년 동안 타투를 볼 때마다 후회했어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한 여성은 노예제의 상징인 남부 연합기를 철모르던 18살 때 발목에 문신했다.

그는 차별의 상징을 만화 캐릭터로 지우고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내슈빌의 한 흑인 여성 타투이스트는 "절대 무료 타투를 해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혐오의 메시지를 몸에 새기려고 시간과 돈을 들여 고통까지 감수한 사람들은 무료 타투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타투이스트들에게 인종차별에 맞서는 더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피부색을 이유로 거절당했던 흑인들에게 무료 타투를 해주거나, 흑인 타투이스트에게 수습생이 될 기회를 주는 등 타투 업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

다른 타투 업체는 "앞으로 업무에서 흑인을 배제하지 않고 더욱 다양한 손님을 환영하겠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력을 약속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타투 업계.

순간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본질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성은 기자 임지수 인턴기자

연합뉴스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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