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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미 시위 격화, 한인 안전도 위협…"상점 부수고 약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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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해 촉발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군 병력이 투입됐지만 사태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강경 진압만을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되려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고 반장 발제에서 관련 소식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평소에 보기 힘든 블랙호크 등 전투 헬기가 저공비행으로 날아다니고 땅에는 중화기로 무장된 장갑차와 군용 차량이 대기 중입니다. 전쟁터 한복판 또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모습들인데요. 영화 속 한 장면 아닙니다. 전쟁터 영상도 아닙니다. 미국 내 주요 도시의 최근 모습입니다.

미니애폴리스에서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시작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벌써 여드레째입니다. 한때는 전 세계 관광객으로 넘쳤던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이 울려 퍼졌습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시위대 행진 (현지시간 지난달 31일) : 조지 플로이드! (조지 플로이드!) 조지 플로이드! (정의!) 숨을 쉴 수 없다! 숨을 쉴 수 없다! 손들어! (쏘지 마세요!) 손들어! (쏘지 마세요!) 그의 이름이 뭡니까! (조지 플로이드!) 우리가 원하는 건 뭡니까! (정의!)]

방금 보신 대로 평화롭게 진행되는 시위도 많습니다만 뉴욕과 LA, 시카고 등 미국 내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 폭력으로 얼룩진 시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약탈 시위 다음 날 뉴욕의 아침 상황입니다. 한 신발 상점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진열장 유리가 다 깨져 있고 신발도 나뒹굴고 있습니다. 보석과 시계 상점도, 백화점도 예외는 아닙니다. 고가의 시계가 담겨 있던 상자만 거리에 버려져 있는 모습입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리는 도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빌 더블라지오/뉴욕시장 (현지시간 지난 2일) : 우리는 뉴욕 도시에 오늘 즉시, 그리고 일주일 내내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겁니다. 통행금지령을 이번 주 내내 유지할 겁니다. 통금 시간은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입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주요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펜실베니아주의 필라델피아에선 50여 곳의 한인 상점이 약탈 피해를 입었다고 하고요. 시카고에서도 한인 상점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 현지 한인 한 분과 급히 인터뷰를 해봤습니다. 대학생 박채영 씨인데요. 다행히도 박채영 씨가 살고 있는 지역은 아직 큰 피해는 없다고 합니다.

[박채영/미국 어바인 거주 한국 교민 (정치부회의와 통화) : (안녕하세요. 지금 혹시 살고 계신 지역이 어딘가요?) 저는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어바인이라는 작은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 마을이나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가요?) (시위를) 본 적은 있고 이제 바닷가를 한번 갔었는데 거기서 시위하는 분들이 많았고요. 제가 본 시위는 되게 평화롭고 되게 조용하고 잘 이렇게 조직된 시위라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다 단합된 느낌으로 시위를 하고 있었어요. (혹시 주변 한인 분들의 피해도 듣거나 하신 게 있으실까요?) 있어요. 이제 교회에서 몇몇 집사님들이 좀 피해가 가셨다고 들었고 이제 코리아 타운, LA에 있는 코리아 타운에서 많은 그런 시위가 일어났기 때문에 거기서 상점 물건을 훔치는 그런 경우 때문에 많이 피해를 보셨다고 들었어요. (상황이 그렇다면 외출을 하실 때도 조금 제약이 있을 거 같은데 어떠세요?) 부모님이랑 조금 더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은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고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왜냐면 시위하는 애들이 다 20대, 30대 이런 젊은 세대들로 이렇게 있으니까 조금 더 그런 부분에서 많이 조심스럽고 갑자기 통행금지령이 내려지든가 그런 게 있을까봐 어딜 나가지도 못하고 있어요.]

상황이 이러한데 사태를 빨리 진정시켜야 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걸까요. 엊그제(1일)는 난리통 속에 뜬금없이 백악관 인근에 있는 교회를 찾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일) : (그건 당신의 성경책인가요.) 네. 성경책입니다. 미국은 위대한 나라입니다. 그게 바로 내 생각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 것이며, 그것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곧 알게 될 것입니다.]

혹시 사이렌 소리 들으셨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사이렌 소리가 큽니다. 그만큼 시위 상황이 심각하다는 거죠. 그런 와중에 뜬금없이 교회를 찾아가서 성경책을 들고 연설을 한 겁니다. 아니, 자신이 믿는 신에게 지혜와 해답을 찾기 위해 교회를 찾은 거라면 이해할 수도 있겠는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따로 기도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사진 찍으러 간 겁니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행로 확보를 위해 주변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강경 대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일) : 나는 또한 우리의 위대한 수도 워싱턴 D.C.를 보호하기 위해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어젯밤 이 도시에서 일어난 일은 완전히 불명예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해치는 불법, 폭력 시위를 엄단하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로지 진압만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에도 인종 문제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취임 첫해 여름이었는데요. 버지니아주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가진 인종차별주의자들 그리고 그들과 맞서는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졌던 겁니다. 당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말을 했을까요. 또 어떤 행동을 했을까요. 워싱턴 포스트 밥 우드워드 기자의 책 '공포'의 한 대목입니다.

[(음성대역 / p.344) : 트럼프 대통령은 원고를 무시하고 이렇게 덧붙였다. '여러 진영에서. 여러 진영에서. 이는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계속돼온 문제입니다.' 트럼프는 신나치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에 반대하는 이들을 같은 위치에 놓고 있음을 암시하는 '여러 진영'이라는 문구로 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러니까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연설에서 오히려 사태를 더 키워버린 거죠. 이후 참모들이 수습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을 강력하게 건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억지로 마지못해 "인종주의는 악이다. 모든 국민의 신성한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죠. 그런데 그 이후에 이런 반응을 또 보였다고 합니다.

[(음성대역 / p.351) : (트럼프는) 분통을 터트렸다. "그건 지금까지 내가 한 최악의 연설이었어.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어."]

아무리 다른 나라 이야기라지만 참 답답합니다.

일단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미국 전역서 시위 격화…한인 피해도 잇따라 >

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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