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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정부, 화폐개혁 물밑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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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실무검토 통해 "추진할 만하다" 판단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경제충격 최소화가 관건
대통령 긴급명령·추진단 구성해 특별법 제정 등 두갈래 방안

[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 박근혜 정부의 화폐개혁(리디노미네이션)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정치권과 경제계 일각에서 제기된 화폐개혁 아이디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실무검토를 통해 "추진할 만 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기재부의 의견은 청와대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13일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으로 화폐개혁에 대한 제안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시돼 한국은행의 의견을 들어봤다"면서 "터키등 외국과 과거 우리의 경험등 국내외의 화폐개혁사례 등을 수집했고 화폐개혁을 위한 절차 등에 대한 기초적인 검토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일각에서 지하경제 양성화, 지급 편리성 등을 위해 화폐단위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물가 상승과 시스템 교체에 따른 비용 발생 등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답했다.

화폐개혁 추진 방안으로는 두 갈래가 가능하다. 대통령 긴급명령을 통해 신속히 화폐개혁을 실시한 뒤 이를 입법화하는 방안과 화폐개혁추진단을 만들어 국민적 공감대를 얻으면서 준비를 해서 특별법을 통해 실시하는 방안이다. 정부와 한은은 후자를 선호하고 있다. 자금을 동결하는 식의 돌발적인 화폐개혁은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정부와 한은은 또 우리경제의 체질과 정부의 관리역량이 강해져 차분히 화폐개혁을 추진해도 자금도피 등 별다른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은은 리디노미네이션에 적극적이었다. 2000년대 중반 1달러당 세자릿수인(1000원대) 원화가 국격을 떨어트리고 높은 거래비용으로 경제적 효율도 떨어진다는 이유로 화폐의 액면을 떨어트리는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했다. 재정경제부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우려해 반대해 실시하지 못했다. 화폐개혁의 부작용으로는 자금도피 실물투기와 물가상승, 신종화폐발행과 현금인출기 교체비용 등 수반비용 등이 거론된다. 또 경제에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가 초미의 과제다. 또 과거에 우려했던 부작용이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고 도리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경제상황이다. 재정부의 입장이 긍정적으로 선회한 이유다.

용어설명 :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은 화폐 액면을 절하하는 화폐단위 변경을 뜻한다. 현재 1만원권을 1000원권으로 바꾸는 식이다.

세종=최창환 대기자 choi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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