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1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마친 후 환하게 웃고 있다.2013.3.12/뉴스1 © News1 유승관기자 |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24 재보선을 통해 조기등판하면서 민주통합당의 당권을 잡고 있는 친노(친노무현) 주류 측이 더욱 심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 전 교수가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원내에 진출한 뒤 독자 세력화에 나설 경우 당 일각의 이탈이 예상되는데 그렇게되면 그동안 구축해 놓은 정치적 기반이 잠식될 우려가 높은 까닭이다.
때문에 지난 3일 안 전 교수가 송호창 무소속 의원을 통해 노원병 출마 등 정치재개 의사를 밝힌 이후 민주당은 연일 "신당창당이 부적절하다"거나 "노원병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전해철 의원은 13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민주당이 혁신하고 신뢰받는다면 신당 논의도 상당부분 수그러들 수 있다"며 안 전 교수의 신당 창당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현재 정치혁신위원회 산하에서 많은 방안들이 제시돼 실질적으로 확정될 예정이고 5·4 전당대회에서도 정치혁신이나 새정치를 실현할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당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가 부산 영도가 아닌 서울 노원병에 출마선언을 한 것에 대해서 전 의원은 "안 전 교수가 '지역주의를 벗어난다'고 한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며 "제 생각에 지역주의라는 것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극복해야 하는 것이지 피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으로 주류 측인 민병두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 '안철수 신당' 창당시 민주당 구성원의 이탈 가능성에 대해 "크지 않다고 본다"며 "안 전 교수는 지난번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 남는 것은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인데 광역단체장 중 누가 이탈을 하겠느냐"며 "단체장이 아니면 그쪽에서 공천할 수 있는 것은 광역의원인데 광역의원을 가지고 전선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역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방선거 때까지는 전무하다고 본다"며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현역 의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전 교수의 노원병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권이 교체된 다음 첫 선거는 투표율이 약 20%대 밖에 안 된다. 보궐선거에서는 보수층, 고령층이 굉장히 투표장에 많이 나갈 것이라고 본다"며 "안 전 교수의 지지층은 중간층, 부동층인데 조직적으로 (투표율과) 결합되기가 쉽지 않은 층"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정치혁신위원회도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둘러 혁신안 초안을 발표한다.
안 전 교수가 '새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재보선 국면에서 정치활동을 재개한 마당에 자칫 민주당의 '정치혁신작업'이 정체되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안 전 교수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 친노계인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12일 4·24 재보선을 언급하며 "결점을 공개하지 않아 완벽한 인간으로 주접을 떨다가 '노원병'의 신(神)이 되고자 하는 사람, '노원병신'"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초청강연회에서 안 전 교수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고 이 같이 말한 뒤 "그가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심정을 한쪽이라도 이해해 봤겠느냐"고 말했다고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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