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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2020총선] ‘참신’ 고민정, ‘연륜’ 오세훈…‘민주당 아성’ 광진을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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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본 2020 총선]④​서울 광진을

‘민주당 아성’ 이번에는?

20~30대 “오 후보, 올드 이미지”

60대 “고 후보, 연고 없는 낙하산”

낙후된 지역 개발 변수?

아파트 민주-주상복합 한국당 우세

민주당 찍어온 40대 “개발에 한 표”

후보보다 전국적 이슈?

“조국·경제심판 위해 야당” 지적에

“위기 때 여당 힘 실어줘야” 반론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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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는 서울 광진을 선거구는 서울의 격전지 중 하나다.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두 후보 쪽은 상대를 겨냥해 불을 뿜었다.

청와대 대변인이 아닌 ‘정치인 고민정’의 첫 공식 일정에 힘을 보탠 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아침 7시40분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임 전 실장은 잠재적 대선주자인 오 후보를 겨냥해 “본인의 정치적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차피 광진을 떠날 사람”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각 오세훈 후보는 건대입구역 롯데백화점 앞에 세워둔 유세 차량에 올라 출근 인사를 했다. 오 후보는 “선거 전에 갑자기 와서 여러분을 유혹하는 가짜 일꾼과 1년 전부터 함께 공약을 가다듬은 진짜 일꾼 중 누가 여러분의 삶을 바꿀 수 있을지 판단해달라”고 했다.

시리즈 기획 ‘골목길에서 본 2020총선’의 네번째 순서로 <한겨레>가 다루는 선거구는 서울 광진을이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곳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96년 15대부터 20대까지, 17대를 제외하고 5선을 했다.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대표 최정묵)가 2012년부터 최근까지 광진을에서 치러진 6번의 전국단위 선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광진을의 민주당 평균 지지율은 미래통합당 평균(33.2%)보다 높은 50.7%다. 선거구의 모든 동네(자양1~4동, 구의 1·3동)에서 민주당이 앞섰다. 기자는 이 중에서도 민주당과 통합당의 격차가 10.7%포인트로 가장 좁은 자양3동을 지난 1일부터 이틀간 방문했다. 이곳은 7호선 뚝섬유원지역과 건대입구역 사이에 있는데, 인구는 2만9050명으로 대부분 아파트에 산다.

아이와 함께 단지 앞에 산책 나온 조아무개(33)씨는 “살아온 삶을 보니, 고민정 후보에게 더 신뢰가 간다. 시인과 결혼하고, 정치할 줄 몰랐는데 출마를 택하는 걸 보면서 소신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오세훈 후보가 ‘올드 정치인’ 이미지라서 그런지 고 후보의 새로움이 한층 부각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젊은층에선 처음 정치에 도전하는 고 후보의 참신함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정아무개(24)씨도 “젊은 사람이 지역을 이끄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얘기해봐도 때 묻지 않은 느낌이 나 좋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겨레

오세훈 후보의 연륜을 높게 평가하는 목소리는 노년층에서 주로 나왔다. 박아무개(64)씨는 “당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찍을 생각이다. 오세훈처럼 큰 행정을 해본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진 토박이’라는 장아무개(65)씨는 “청와대 출신이랑 광진이랑 무슨 상관이냐. 보내기만 하면 당선된다는 생각에 연고도 없는 사람을 낙하산 태워 보낸 거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가 역대 투표 결과에 연령·성 등 사회경제적 데이터를 결합해 예측한 ‘총선전략 마이크로지리정보’를 보면, 자양3동에서도 역세권 인근 주상복합아파트에서는 통합당 지지율이 높게 나왔고,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민주당이 우세했다. 하지만 오래된 아파트라도 재개발 가능 연한 30년을 넘긴 곳에서는 달라진 기류도 감지됐다. 줄곧 민주당에만 투표해왔다는 장아무개(40)씨는 “오 후보는 재개발을 논의하는 현장에도 오는 등 이 분야에 관심도 많다. 자양동이 낙후한 만큼 개발해주는 후보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20대에선 아직까지 ‘조국 사태’의 여진이 남아 있었다. 대학생 김아무개(22)씨는 “주변에 조 전 장관 사태에 분노하는 친구들이 많다.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다. 또 뽑으면 안 고쳐질 거 같아서 찍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계난을 호소하며 ‘경제심판론’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이아무개(42)씨는 “코로나 탓에 직장을 잃고 살아나가기가 힘들다. 어차피 세금으로 주는 긴급재난지원금 대신 대출이자나 줄여주면 좋겠다”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야당을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위기일수록 현 정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최아무개(57)씨는 “나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데도 20대 국회를 보면 야당의 발목잡기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당 의원 수가 많아야 필요한 법을 제때에 통과시킬 수 있다. 코로나19 대응도 정부가 선제적으로 잘하고 있는데, 야당은 뭘 잘했다고 정권심판론을 꺼내 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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