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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코로나에도 3월 수출 -0.2% 그쳐 ‘선방’…4월부턴 ‘안개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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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 동향 살펴보니

단가 떨어졌지만 물량 늘어

무역수지 98개월 흑자 행진

미·유럽 경제활동 크게 위축

완성차 쪽 판매 이미 직격탄

공장 휴업·임금 삭감 등 검토


한겨레

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애초 큰 폭의 감소세 예상과는 달리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번지는 가운데 주요 제조 공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나라마다 이동 제한 조처를 내린 터라, 수출 타격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금액 기준)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줄어든 469억1천만달러였다. 전달의 증가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수입은 0.3% 줄어든 418억7천만달러였다. 이에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50억4천만달러로 98개월 흑자 행진도 이어갔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유가 급락,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이 수출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3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6.4% 감소)은 전달(11.9%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다만 감소폭은 완화됐다. 코로나19는 수출 단가 하락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수출 단가는 전년 동기에 견줘 11.7% 떨어졌다. 유가 급락으로 석유제품(-22.7%)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석유화학(-17.2%), 섬유(-9.7%), 철강(-9.1%) 등도 피해를 입었다. 다만 물량은 주요 20개 품목 중 14개가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유지했다. 3월 수출 물량은 13.1% 증가하며 1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특히 반도체는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나라에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세에 있는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돼 수요 급감으로 인한 수출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월과 3월 하루 평균 수출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도 불안 요소다.

이미 완성차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은 30만8503대로 전년 같은 달에 견줘 20.9% 줄었다. 내수시장에선 신차 효과 등으로 판매가 3.0% 늘었지만 국외에선 26.2%나 줄었다. 기아자동차는 국외 판매가 11.2% 감소했다. 차 업계는 이달부터 판매 급감 등으로 경영 위기가 깊어질 것을 우려한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는 최근 완성차 5개사와 부품업체 5개사를 조사했더니 국외공장이 셧다운되면서 유동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일부 업체는 4월 이후 글로벌 부품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고 열흘 이상 국내공장 휴업도 검토 중이다. 일부 업체는 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임금 지불 유예나 삭감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협회 쪽은 전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우리 차 산업 생태계도 붕괴할 위험이 있으며 특히 중소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면서 “기업 유동성 공급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정부 차원의 지도를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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