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예배 속속 온라인 전환에도 사각지대 여전
교회·교단마다 다른 대응·속도…개신교 연합기관 역할 부재에 '답답'
교회 예배 강행에 발 벗고 나선 주민들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개신교회의 예배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최근 경기도와 서울시가 종교집회 금지 명령까지 거론하며 압박하고 급기야 21일에는 정부가 나서 15일간 종교시설 운영중단을 권고했지만, 정부 요청대로 전국 모든 교회의 문이 닫힐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최대 6만개로 추산되는 전국 개신교회가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데에는 현장 예배를 받아들이는 교계 내 시각차와 함께 이견을 조율해야 할 개신교 연합기관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형교회 상당수는 일요일 '주일예배'를 교회당에서 온라인 무대로 옮겼다.
자체 방송시설이나 유튜브를 활용해 실시간 예배 방송을 해온 교회들이 먼저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가운데 중소형 교회들이 이를 뒤따랐다.
예배를 어떤 상황에도 양보할 수 없는 것으로 본 교회 중에서도 코로나 확산만은 막아야 한다며 입장을 선회하는 경우도 있었다. 온라인 예배를 예배중단이 아닌 예배방식의 전환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온라인 방송 준비가 되지 않은 교회, 현장 예배를 하지 못할 경우 헌금 수입 부족 등으로 임대료 걱정을 해야 하는 작은 교회를 위해서는 대형 교회들이 나섰다. 코로나 기금을 조성해 교단 구분 없이 작은 교회를 나눠 지원하는 훈훈한 사례도 나왔다.
이런 움직임에는 종교집회 자제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코로나 확산방지에 함께하겠다는 교계의 자발적 움직임이 한몫을 했다.
물론 온라인 예배라는 대세에서 비켜나 있는 교회들도 여전하다.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집단감염 원인은 소금물 분무기 추정 |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나온 경기 성남의 '은혜의강 교회' 사례는 대표적이다. 목사 부부와 신도, 이들을 접촉한 이들까지 67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오며 교회 예배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 사태 후로 공개적으로 현장 예배를 고수하는 곳은 줄어든 분위기나 그래도 예배는 유지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거나 참석 대상을 줄여 교회당 예배를 유지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강남의 한 대형교회는 22일 온라인 예배를 공지하면서도 교회에서 올리는 예배에 신도가 찾아온다면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 구로의 연세중앙교회는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면서도 교회당 예배는 참석 인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그대로 진행했다.
교계 내부에서는 그간 정부의 종교집회 자제 권고 취지에 대체로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그 방식에는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정부의 권고 취지를 일방적 지시나 제한으로 이해하거나 현장 교회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탓이다.
부산지역의 한 목회자는 "공무원들이 사전에 협조를 구하지도 않고서 교회를 찾아와 방역이 잘 지켜지는 점검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알려오는데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교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자제 권고를 '종교 탄압'으로 규정해 비난하기도 했다.
한교총 상임회장단 만난 박양우 장관 |
현장 예배를 둘러싼 개신교계의 '불협화음'을 바라보는 이들은 교계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할 연합기관의 역할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천주교나 불교처럼 통일된 조직체계를 갖추지 못한 개신교계에서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연합기관이 그 역할을 했지만 이번에는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한국 개신교계 대표 연합기관으로 자리 잡았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코로나 사태 속에 존재감을 완전히 상실한 모습이다.
한기총은 전광훈 목사가 2019년 대표회장에 오른 뒤로 막말 구설에 오르며 소속 교단이 줄이탈했고 이는 연합기관 위상 추락으로 나타났다.
전씨가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최근 구속되면서 한기총은 현장 예배가 논란의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연합기관으로서 소속 교단이나 현장 교회에 내는 성명서 한장 없는 게 현주소다.
전 목사가 세운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 사태 속에도 주일 예배를 강행하며 주변의 바람을 외면했다.
한기총이 없는 자리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교계 조정자이자 정부 소통 파트너로 등판했으나 교계를 한뜻으로 모으는 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교총 내부에서는 현장 예배가 논란으로 떠오른 2월 하순부터 철저하게 방역적인 관점에서 예배 유지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제대로 수용되지 않았고, 이는 여론의 화살이 개신교계로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신교계 연합기관에서 오래 일한 경험이 있는 한 교계 관계자는 "교계는 한기총이 사라진 상황에서 한교총에 콘트롤타워 역할을 요구했으나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며 "종교자유, 예배 자유의 개념보다는 방역 차원에서 철저히 접근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 방송이나 교회의 온라인 방송은 왜 있을까. 자꾸 (논의가) 예배 현장만 강조하게 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한 부분이 크다"고 덧붙였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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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개신교회의 예배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최근 경기도와 서울시가 종교집회 금지 명령까지 거론하며 압박하고 급기야 21일에는 정부가 나서 15일간 종교시설 운영중단을 권고했지만, 정부 요청대로 전국 모든 교회의 문이 닫힐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