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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독일 기업에 자금지원 등 제안"···트럼프의 코로나19 백신 '독점' 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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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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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코로나19’의 백신을 독점하기 위해 독일의 전염병 백신 기업에 접근해 협상을 시도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정부는 자국의 백신 기업을 미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보인다.

16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독일 내무장관 호르스트 제호퍼는 미 트럼프 행정부가 독일 바이오 기업으로부터 백신 독점권을 확보하려 했다는 보도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정부 내 여러 관계자로부터 사실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탁’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CureVac)으로부터 백신 독점권을 얻어내거나 이들의 연구성과를 이전받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큐어백을 미국으로 유인하기 위해 자금 지원 등을 제안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독일 정부가 큐어백을 뺏기지 않기 위해 맞대응을 고민 중이라는 것이 벨트암존탁 보도의 주요 내용이다.

독일 튀빙겐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큐어백은 ‘전령 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치료제를 만드는 기업으로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전염병 백신 분야에서 선두 그룹에 있는 바이오 기업이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말라리아 백신을 위해 이 기업에 500만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독일 정부는 트럼프 측의 큐어백 인수 시도설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명확한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저지 방안을 강구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독일의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실을 포함한 코로나19 관계장관 회의에서 미국의 큐어백 사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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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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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로이터 역시 “독일 정부가 백신 기업을 (미국으로) 꾀어내려는 미 트럼프 행정부를 저지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독일의 보건장관·재무장관 대변인이 ‘독일과 유럽 내에서의 백신 개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을 인용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 재무장관 대변인은 외국인의 독일 기업 인수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지만 대신 독일의 대외무역법을 언급했다. 독일 대외무역법은 ‘국가안보나 EU안보 이익이 위태로울 경우’ 외국인(비EU국가)으로부터의 인수 입찰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큐어백과 미국 정부 관계자는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탁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큐어백은 벨트암존탁의 보도내용을 두고 “루머”라면서 사실상 부인했고,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 역시 트위터를 통해 벨트암존탁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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