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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이슈 입국 제한과 금지

"'韓 입국금지' 한 아베, 계속 초조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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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자민당에서도 한국·중국발 대응 비판
NYT "올림픽 지키기 마지막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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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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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과 중국발 입국자에 2주일간 격리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저녁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번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면서 한국과 중국발 항공편 운항은 도쿄 나리타와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으로만 한정키로 하고, 또한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도 정지키로 했다.

올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과 오는 7월 도쿄올림픽 개최 등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시 주석의 방일이 연기된 날 전격 발표한 것이다. 외신들은 아베 총리가 올림픽 개최를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너무 늦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각종 정치적 스캔들에도 굳건했던 아베였지만 이번만큼은 그 여파가 다를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올림픽도 놓치면 사임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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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총리의 전날 발표를 두고 "일본이 공중보건 위험도를 낮추는 것과 동시에 올 여름 계획한 대로 올림픽을 추진하려는 희망"이라고 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는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NYT는 "아베는 그동안 정치적 스캔들을 '탈출하는 선수(Houdini)'였지만 코로나19 역풍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가 일본 내 확산을 지속하고, 경제까지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한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늑장대응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크루즈선 대응 실패에다가, 코로나19 검사 속도도 하루 900건에 머물면서 지지율이 30%대 후반까지 추락했다.

아베 내각에서 후생노동상을 역임하며 2009년 신종플루 대응을 맡기도 했던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는 아베 총리의 대응을 "너무나도 재앙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베 총리의 늑장대응의 원인을 "장기집권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가 관계 장관들의 숨통을 쥐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대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개방성과 투명성임에도 이들이 반대 의견을 한마디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NYT는 아베 총리가 시 주석과 도쿄올림픽을 통한 경제 부양만을 바라보다 공중보건 문제를 위험에 빠뜨린 것뿐 아니라 '아베노믹스'로 대변되는 그의 경제 프로젝트마저 위기에 빠지게 만들었다고도 지적했다.

NYT는 내년 9월 임기가 끝나는 아베 총리가 4연임을 노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올림픽이 취소되거나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이전에 사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여당 "한국도 일본인 입국제한 안하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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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의 이번 조치를 "지지층에 보여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미국이 중국발 여행객 입국 거부를 행한 지 한달여가 지나서야 입국제한 조치를 취한 것은 별다른 효과가 없을 뿐더러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서조차 아베 총리의 대응에 납득하는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미 자민당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아베 총리에게 강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의 야마다 히로시 의원은 "외국에서의 유입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다. 결정을 해달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자민당 내부에선 "초동 대응에 완전히 실패했다"거나 "아무것도 안하느니 과잉 대응이라도 해라"라는 강한 불만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5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사전에 통보받은 여당 의원들이 "한국은 지금까지 일본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 강화가 없었는데 너무 지나친 조치"라며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고도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는 시 주석 방일을 앞두고 중국인 입국제한을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었다"면서도 "아베 총리가 결국 정치권과 여론의 커다란 반발에 굴복했으며 이번 조치 이후에도 '총리가 초조해하고 있다'는 여당 내부의 전언이 있었다"고 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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