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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코로나19로 전국 화물차 기사 쉼터 폐쇄…'안전 운행 위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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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부산에서 화물업에 종사하는 이모(35)씨가 보내주신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정윤경 인턴기자 = "화물을 가득 싣고 5∼6시간을 꼬박 긴장한 상태로 운전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요. 이제 쉼터도 닫는다고 하니 참 난감합니다."

10년 넘게 부산에서 트레일러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이모(35)씨는 최근 경남 함안군에 있는 '화물차 운전자 쉼터'(화물차 라운지·휴게텔)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쉼터 출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올라가 임시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은 채 자물쇠로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에게 쉼터는 밤낮으로 돌아가는 빡빡한 배차 일정 속에서 쪽잠을 자고 끼니를 때울 뿐 아니라 샤워도 할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었다.

이씨는 무엇보다 쉼터 폐쇄로 안전 운행이 위협받을 것을 우려했다. 차량이 운행에 지장이 없는지 쉼터에서 간단한 점검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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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주정차 중인 화물차 ※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진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씨는 "부산항에서 컨테이너를 받아 대구, 경북 지역은 물론이고 400㎞가 넘는 경기도 용인까지 실어나른다"며 "장거리 운행 중 고속도로에서 잠깐 들르는 화물차 쉼터 덕에 졸음운전도 예방하고 지금껏 안전하게 운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전염병이 유행할 때 위생 관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화물차 기사 쉼터가 문을 닫았다고 하니 씁쓸할 따름"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3일부터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 한 화물차 운전자 쉼터 41곳을 모두 폐쇄하면서 화물차 기사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3만5천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화물차 기사 카페에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이디 '좋은**'은 "아직 단 한명의 확진자가 나오지도 않은 장소인데, 전국의 모든 시설을 일괄적으로 문을 닫은 게 말이 안 된다"라며 "씻을 곳이 없어진 셈인데 운전자의 위생은 어떻게 지키라는 거냐"고 하소연했다.

'일단***'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도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이나 휴식 공간은 그대로 두면서 화물차 운전자의 위생 시설의 이용을 차단하는 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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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휴게텔 폐쇄 공지
[독자 촬영 제공]



화물차 운전자에 휴식을 제공하고 졸음운전 등에 따른 사고를 막기 위해 적절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종배 화물연대본부 선전부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일부 조합원이 갑작스러운 쉼터 폐쇄 조치에 대해 문의해온 적이 있어서 (무슨 일인지) 알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만큼 감수할 부분은 받아들이고 상황 변화에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2017년 4시간 이상 연속 운행한 화물차 운전자는 반드시 최소 30분을 반드시 쉬어야 한다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시행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2013∼2017년 화물차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발생한 사고는 1천건이 넘는다.

이에 대해 국토부 도로정책과 관계자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가 워낙에 중대한 사안이고 언제 잦아들지도 몰라서 긴박하게 내린 결정이었다"며 "쉼터를 대신할 만한 시설을 마련할 정도의 여유 시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는 대로 공지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차량 내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화물차 운전자에게도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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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운전자 이모씨가 받은 쉼터 폐쇄 공지
[독자 이모씨 제공]



shlamazel@yna.co.kr

yunkyeong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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