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는데 여전히 낙관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해외 투자은행(IB)들만 둘러봐도, ING그룹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최근 1.7%로 낮췄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도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고, 모건스탠리는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0.8~1.7%로 낮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예상하기 힘든 충격이라고 해도 그동안 우리 정부는 지나친 경제 낙관론으로 빈축을 산 사례가 많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한국은행은 당초 2.7%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치다가 1년 동안 4차례나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린 끝에 2.0%로 조정했다. 올 들어서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우리 경제의 부정적인 지표는 점점 적어지고 긍정적인 지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신중한 자세로 경제정책을 펼치다가 점점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기업이나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 섣부른 낙관론을 펼치다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때마다 허둥지둥한다면 소비와 투자는 더 흔들릴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만반의 태세를 갖출 수 있는 재정·통화정책을 다시 설계하고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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