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19' 지역전파 우려 커져…뉴욕 증시 1주만에 12% 하락

27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 거래 데이터. 미국 증시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빠져나와 안전자산으로 몰려들면서 3일 급락세로 마감했다. 신화통신

미국에서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면서 지역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에 추적해 온 감염 경로에서 벗어났다면 이미 지역 사회에 널리 퍼졌다는 얘기가 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뉴욕 증시는 1주일만에 12%가량 추락했다.

27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는 UC 데이비드 메디컬센터에 입원 중인 미 캘리포니아 솔라노카운티 주민 A씨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A씨는 확진자가 발생한 나라를 여행한 적 없고, 감염자와의 접촉도 없었다.

처음에는 독감과 유사한 증세를 보여 50개 병동을 갖춘 캘리포니아 배커빌 소재 지역 병원에 입원했다가 병세가 악화돼 병원을 옮겼다. CDC는 요청이 있었음에도 코로나19 진단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흘동안 A씨를 상대로 코로나19 진단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대신 지역 병원에서 호흡을 위한 삽관 시술을 받았다.

이후 A씨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그가 입원했던 지역병원 직원 수십 명에 대한 검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아직 양성 반응을 보인 이는 없다고 한다.

CDC는 “이번 일은 미국 내에서 첫 코로나19 지역 전파 사례가 될 수 있다”며 “이 환자가 감염된 채 귀국한 여행객에게 노출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밴더빌트대학 감염질환 전문가 윌리엄 섀프너 박사도 “만약 이 환자가 코로나19가 퍼진 국가에서 온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면 이는 어딘가에 파악되지 않은 다른 감염자가 있고, 이미 낮은 단계의 전파가 시작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뉴욕증시는 또다시 무너졌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90.95포인트(4.42%) 하락한 2만5766.6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일 2만9219.98포인트에 비해 3452.03포인트(11.8%) 추락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24일 1031.61포인트 급락한 지 사흘 만에 10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1000포인트 이상씩 주저않은 것은 지난 2018년 2월 이후 2년 만이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63포인트(4.42%) 내린 2978.7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4.29포인트(4.61%) 하락한 8566.48에 각각 마감했다.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예술학교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노스캐롤라이나 AFP=연합뉴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뉴욕증시를 압도하는 양상이다. 미 언론은 10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온 데 대해 ‘조정 장세’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다우지수는 지난 12일 2만9551까지 오르면서 ‘3만 고지’를 눈앞에 뒀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사상 최고치를 찍자마자 조정 장세로 빠르게 전환한 셈이다.

한편, 미 보건복지부(HHS)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마스크 등 보호장구 생산 확대를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 발동을 검토 중이라고 미 언론이 이날 전했다.

1950년 한국전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DPA는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대통령에게 주요 물품의 생산을 확대할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특정 회사가 생산라인에서 페인트 작업용 마스크와 N95 방역용 마스크를 각각 80대 20으로 생산하고 있을 때, 정부는 DPA를 발동해 기업들에게 생산라인을 바꿔 N95 마스크를 80%, 다른 마스크를 20% 생산하라고 말할 권한을 갖게 된다.

앞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3억개의 마스크가 필요하다면서 마스크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미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의 기준을 충족하는 N95 마스크 1200만개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500만개의 N95 마스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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