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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쟁터 대구… 중증환자도 병상없어 집에서 대기하다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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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확산]

대구 확진자의 절반 넘는 679명이 병원치료 못받고 자택 격리

추가된 병상 1013개, 기존 환자 나가야 사용… 앰뷸런스도 부족

27일 오후 4시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앰뷸런스(구급차)에서 하얀색 방호복을 입은 3명이 서둘러 내렸다. 구급대원 2명이 확진자 1명을 부축해 엘리베이터로 데려가자 레벨 D 방호복을 입고 대기하던 병원 직원들이 확진자를 건네받았다. 구급대원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다시 앰뷸런스를 타고 사라졌다. 이날 하루만 대구에서 4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올 정도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구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대구에서만 이날 확진자가 422명 늘어 이 지역 확진자가 1132명으로 치솟았다. 대구 지역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병원 음압병상에서 호흡기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목숨을 잃는 확진자도 나왔다. 그동안 사망자는 음압병상 치료를 받다 사망하거나 사망한 이후 진단 검사 결과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였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74세 남성이 이날 오전 6시 53분께 집에서 영남대학교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오전 9시쯤 숨졌다. 국내 13번째 사망자다. 구급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병원 도착 이후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그는 신장이식 이력이 있는 환자로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틀 동안 병원 입원 순서를 기다렸다. 보건 당국은 지난 23일부터 하루 두 차례씩 집으로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했지만 발열 말고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고 했다.

중증 환자부터 우선 배정 원칙 못 지켜 치료도 못 받고 사망



조선일보

박은철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령자나 폐 관련 기저 질환자의 사망 확률이 높은 편"이라며 "이들의 입원 순위를 앞당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시·도 단위로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는 의료진 중심 컨트롤타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대구 지역 확진자의 절반 이상은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확진자 1132명 가운데 격리 치료 시설인 음압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확진자는 447명에 그친다. 13번째 사망자를 포함한 4명의 사망자와 2명의 퇴원 환자를 빼면 679명이 병원 입원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날 대구시는 1013병상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병상으로 이송할 수 있는 확진자는 100여 명이라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병실이 있어도 한꺼번에 이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인력과 앰뷸런스도 부족하고, 대구시가 확보했다는 1013병상 역시 기존 환자들이 퇴원해야 쓸 수 있는 병상을 포함한 수치다. 현재 속도로 환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전국적으로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시 관계자는 "10년 차 이상 경력 간호사와 감염내과, 호흡기 내과 전공의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날 대구 지역 병원 4곳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등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커졌다. 전국적으로 조사 대상도 늘면서 보건 당국과 의료계의 대응 역량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대구시가 감기 증상이 있는 대구 시민 2만8000여 명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질병관리본부는 신천지 국내 신도 21만2324명뿐 아니라 해외 신도 3만3281명, 교육생 6만5127명까지 명단을 받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폐렴 환자 조사에서도 우한 코로나 6명이나 확인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구 지역에 입원 중인 19세 이상 폐렴 환자 503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됐다"며 "그 결과 전일 대비 1명 추가한 총 6명의 코로나19 환자를 확인했다"고 했다. 이들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도 아니고 해외여행력 등 다른 감염원을 찾을 수 없어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성환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신도와 무관한 사람도 간접적으로 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대구=박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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