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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지난해 합계출산율 0.92명 사상 최저···올해부터 사망자>출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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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이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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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생아수에서 사망자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가 8000명에 그쳐 역대 가장 적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올해부터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8년 1명대가 붕괴된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지난해 0.92명을 기록해 더 낮아졌다. 대부분 연령층에서 출산율이 감소하고, 산모 3명 중 1명은 35세 이상이 차지하는 등 출산을 안하거나 늦게 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합계출산율 0.92명…올해부터 인구 자연감소 전망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9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체 출생아수는 30만3100명으로 2018년보다 7.3% 감소했다. 전체 사망자수는 전년대비 1.2% 감소한 29만5100명을 기록했다.

출생아수에서 사망자수를 제외한 인구 자연증가는 8000명이었다. 2018년보다 2만명(71.7%) 감소한 것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사실상 0명에 가까운 숫자”라며 “출생아수가 계속 감소하고 고령화로 사망자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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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인구 자연증가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원인으로 출생아수의 급격한 감소를 꼽았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전년보다 0.06명 줄었고,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은 0.5명 감소한 5.9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이 2.1명을 기록해야 현재 인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진 과장은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기준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6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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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 낮아지고 출산연령은 늦어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출산율이 감소했다. 해당 연령대 여성인구 1000명 당 출산율은 20대 후반(41.0→35.7명)에서 가장 크게 줄었고, 주 출산 연령대인 30대 초반(91.4→86.3명)에서도 감소폭이 컸다. 평균 출산연령은 0.2세 높아진 33.0세였다. 전체 산모 중 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33.3%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출산하는 여성 3명 중 1명이 고령 산모인 것이다.

■출생 감소 원인은

통계청은 인구구조상 30대 초반 여성이 줄어들고 혼인이 감소하면서 출생아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 과장은 “주 출산 연령인 30~34세 여성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혼인을 전제로 출산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혼인 감소가 첫째아 출생 감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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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이 가능한 물리적 나이를 49세로 볼 때, 평균 출산연령이 높아지는 것 또한 출생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김진 과장은 “여성이 출산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둘째아나 셋째아 출산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시간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출생아 중 첫째아의 비중(55.7%)은 1.2%포인트 증가한 반면, 둘째아(35.8%)와 셋째아 이상(8.5%) 비중은 각각 1.1%포인트·0.2%포인트 감소했다.

여성의 출산과 양육을 뒷받침할 사회적·제도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도 출생감소의 원인으로 꾸준히 지목돼왔다.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출산이 곧 경력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합계출산율은 17개 시도 중 강원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감소했다. 합계출산율 감소폭은 충북(1.17→1.05명)·부산(0.90→0.83명)·대전(0.95→0.88명) 등에서 컸다. 합계출산율이 높은 지역은 세종(1.47명)·전남(1.24명)·제주(1.15명) 등의 순이었다. 서울(0.72명)·부산(0.83명)은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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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사망자수 감소는 ‘기저효과’

고령화 여파로 꾸준히 증가하던 사망자수는 지난해 감소했다. 전년대비 사망자수가 줄어든 것은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사망자수 감소는 2018년 1~2월 역대급 한파로 그해 사망자수가 급증했던 데 따른 통계적 착시(기저효과)가 작용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사망자수는 평년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망률 성비는 1.2배였다. 남자 사망률이 여자 사망률의 1.2배였다는 뜻이다. 김진 과장은 “남성이 여성보다 사회활동이 많아 위험에 더 노출돼있다”며 “음주나 흡연도 사망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률 성비는 60대에서 2.8배로 최대였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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