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791명…온천교회 22명·밀알사랑의집 22명 확진
사망 총 11명…11번째 사망자는 지병 앓던 35세 몽골인 남성
아침부터 의심 환자 몰리는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 |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강애란 김예나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자 이들로 인한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가 오전 기준으로 501명(56.1%)이라고 밝혔다. 청도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는 113명(12.7%)이다.
오후에도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가 67명 나왔지만, 아직 신천지대구교회나 청도대남병원과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신천지 대구교회서 방역작업 시행 |
◇ 신천지교회 교인 전수조사…대구 검사인력 확충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사태의 주된 감염원이 신천지대구교회라고 봤다.
이에 따라 전국 신천지 교회 교인 전수조사를 시작하는 등 확진자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현재 유행을 주도하는 감염원의 주된 경로는 대구 신천지교회 관계자들과 신도, 그분들의 접촉자"라며 "이분들이 의료기관이나 시설에서 2·3차 감염을 유발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통제가 가장 핵심적인 방역의 주안점"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확진자 대다수는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지만, 19세 이상 폐렴환자에 대한 전수조사로 확인된 확진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날까지 폐렴환자 중 확진된 환자는 5명이다.
확진자가 늘면서 대구에서 코로나진단검사를 받는 사람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전날에는 약 1만건의 검사 의뢰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검사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기침이나 콧물 등 감기증상이 있는 약 2만8천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다고 가정할 때 필요한 인력은 의사, 간호사, 행정방역 인력 등 약 260여명이다. 인력 충원은 선별진료소를 찾는 환자들의 수요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코로나19 방역 활동 강화' |
◇ 전국서 산발적 발생…교회·의료기관·장애인시설서도 확진
신천지대구교회 이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나타났다.
경북에서는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이외 다른 시설에서도 집단감염이나 종사자 감염이 확인됐다.
오전 기준으로 경북 칠곡군 소재 중증장애인시설 '밀알사랑의집'에서는 69명 입소자 중 2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예천 중증장애인시설 '극락마을'에서는 종사자인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기관의 거주자와 종사자는 총 88명이다.
정 본부장은 "극락마을 입소자에 대해서도 전체 조사가 진행될 예정인데 (확진 판정을 받은) 종사자가 많은 분을 돌봤기 때문에 추가 확진환자 발생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확진자 38명 가운데 22명이 동래구 소재 온천교회 관련자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온천교회 수련회에서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부산 연제구 소재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1명(56세 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사회복지사는 신천지교회 교인으로 확인됐다. 이달 21일께 근육통 증상이 발생했고, 병원 2∼9층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대본은 의료기관 내 환자와 직원을 노출자로 간주하고 코호트격리에 돌입했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에 같이 노출된 사람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격리하는 조치를 뜻한다.
방역당국은 아시아드요양병원 등에 코호트격리가 진행된 것과 관련해 의료기관이나 장애인 거주시설 등에 무조건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 본부장은 "코호트격리 여부는 시설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적절한 격리시설이 있다면 옮겨서 (격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설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격리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확진자 20명 '위중·중증' 상태…사망 11명 중 7명은 대남병원 관련
이날 오전 기준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는 확진자 가운데 기계호흡 치료를 받는 위중한 환자는 6명, 산소공급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는 1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2명은 청도대남병원 환자(위중 2명·중증 10명)다.
사망자는 총 11명이다. 11번째 사망자는 36세 몽골인 남성 환자다. 이 환자는 만성 간 질환과 말기 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다. 환자를 치료한 명지병원은 사인을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란 입장을 밝혔다. 정확한 사망원인은 조사 중이다.
앞서 발생한 10번째 사망자는 58세 남성으로 청도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다. 9번째 사망자는 69세 여성으로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의 접촉자다
또 8번째 사망자는 폐렴이 악화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사망과 코로나19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8번째 사망자는 청도대남병원 환자로 경북대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전날 사망했다.
사망자 11명 가운데 7명은 청도대남병원 관련자다. 이들 대부분은 정신질환으로 오랜 기간 입원생활을 한 환자였다.
정 본부장은 "대부분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하신 분들이다 보니 중증도와 감염률이 높았다"며 "밀폐된 환경과 환기가 부족한 시설의 특성들이 (중증도와 감염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청도대남병원에서는 지금까지 사망자를 포함해 확진자가 113명 나왔다. 입원 환자 103명, 간호사 등 의료인·직원 9명, 환자의 가족 1명이다. 환자 가운데 83명은 코호트 격리 중인 병원에 남아있고, 나머지 23명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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