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대구서 의료인 격려하고 소상공인들 만나…대화도 마스크 쓴 채로
문대통령 "대구경제 직격탄 걱정"…상인단체 "중앙정부, 지역사정 고려안해" 지적도
조재구 남구청장 '눈물'…지역사업 지원 요청 담은 편지 전달
대구의료원 방문한 문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대한민국이, 그리고 전 국민이 대구시민과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힘내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를 방문, 이번 사태로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인들을 만나 이같이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KTX동대구역 회의실에서 '코로나19 대응 대구지역 시장· 소상공인 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장, 김인남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순덕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경지회장 등 지역 상인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 번지는 양상이 아주 험악해 정부는 당연히 처음부터 긴장해 방역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면서도 경제, 특히 소상공인이나 전통시장·골목상권에 얼마나 어려움을 줄지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때 좋아지는 기미도 보였으나 이번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대폭 증가해 경제가 급속도로 어려워졌다. 대구지역 경제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라며 "정부가 많은 대책을 세우고 선제적으로 대응을 한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기엔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다. 그런 얘기를 생생하게 들려달라"라고 당부했다.
대구 공무원 격려하는 문 대통령 |
이에 이대하 대구상공회의소장은 "현재 정부와 각 금융기관에서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신규자금 지원과 대출기간 연장 등 다양한 지원을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대출한도와 업종제한, 그리도 신용도 등의 문제로 신규대출과 만기연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앙에서 지역의 사정을 고려하지 못하고 일률적인 적용을 하고, 실무진들도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이런 위기상황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유연한 대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상인들을 만나기 전에는 대구광역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대구 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대구의료원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유완식 원장을 만나 마스크를 쓴 채 확진자 수용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대구의료원이 평소 공공의료 중심 역할을 해주시고 전담병원으로 최일선에서 방역 역할을 해주시는 데 감사하다"며 "어떤 점들이 개선·보완돼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유 원장은 "(의료)물품도 많이 신경 써서 보급해주시지만 이 상태로 가면 언제 동날지 모른다 "물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며칠 내로 동이 날 항목도 있으니 얼마나 필요한지 묻지 말고 무조건 주시면 아껴 쓰겠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지원에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의료진의 과로가 걱정되는데 의료진이 감염되면 병원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는 만큼 그 부분도 각별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대구 파견의료진과 대화하는 문 대통령 |
아울러 타지역에서 대구의료원으로 파견 온 의료진을 격려하며 "대구 시민은 물론이고 국민 전체의 건강을 지켜내야 하는 것인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남구청으로 자리를 옮겨 취약계층 복지전달 체계를 점검했다.
청와대는 남구가 대구 지역 중에서도 확진자가 많아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라고 전했다.
조재구 구청장은 "전남과 광주광역시에서 손 소독제와 여러 가지 물품을 많이 보내줘서 고맙게 잘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조 구청장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이 사태가 마무리되면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텐데 조기 정상화를 위해 15만 구민을 생각하며 고민 끝에 몇 가지 적어 건의를 드리니 도와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편지가 담긴 봉투도 전달했다.
조 구청장이 전달한 편지에는 코로나19 방역과 직접 관련된 내용이 아닌 미군 부대 내 순환도로 미개통 문제 등 지역 사업의 해결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도움 손길 필요' 편지 받는 문 대통령 |
문 대통령은 "이것(코로나19 사태)이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문제, 국민 전체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비상한 각오로 대응하고 있다"며 "총력을 다해 대구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는 약조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약계층 돌봄이 조금이라도 소홀해지지 않을까 걱정도 크다"면서 집에서 직접 돌봄을 하는 직장인 부모를 대상으로 한 노동시간 조정, 유연근무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일하는 1층으로 이동해 "상황 때문에 손은 잡지 못하지만 마음으로, 진심으로 고맙다"며 인사한 뒤 구청을 떠났다.
조 구청장이 문 대통령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남구청) 재정이 전국 꼴찌인데 제발 도와주십시오"라고 하자, 진 장관은 "직접 나에게 전화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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