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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스라엘 '강제출국' 국민 귀국…"일정 급취소되더니 호텔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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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당국자들 조치에는 '정중하고 세심' 평가…일부는 '바이러스' 취급에 분통

연합뉴스

이스라엘 국적기 타고 귀국한 한국인들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5일 이스라엘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0.2.25 kane@yna.co.kr



(영종도=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당국으로부터 강제 출국 조치를 당한 우리 국민 200여명이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당국의 출국 조치가 비교적 정중하고 세심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현지인들로부터는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출발한 이스라엘항공 보잉777-200 전세기 LY062편은 이날 오전 9시께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했다.

이 전세기에 탄 승객 221명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가벼운 트레킹복 차림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건강상태질문지에 '발열·호흡기 증상'여부 등을 스스로 표시하고 연락처를 확인받는 간단한 검역 절차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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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향하는 이스라엘 조기 귀국 관광객들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이스라엘에서 조기 귀국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2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도착한 이스라엘 1차 전세기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2.25 kane@yna.co.kr



이 비행기에서 내린 한 여성 승객은 "일정이 많이 남아 오고 싶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에서 일방적으로 귀국시켰다"며 아쉬워했다.

성당 동료들과 함께 성지순례를 갔다가 3일 만에 귀국한 장모(55)씨는 "나는 갈릴리에서 여행하다 돌아왔는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많은 베들레헴 지역에서는 호텔에서 쫓겨난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며 "거기서 격리된 채 집에 못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국이 나름대로 전세기도 마련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교회에서 이스라엘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연모(68)씨는 "갑자기 일정이 취소돼 많이 놀랐다"며 "성지순례를 3일간 하고 다음 일정은 선상 콘서트가 예정돼 있었는데, 그 일정이 취소되더니 바로 호텔에 격리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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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적기 타고 귀국한 한국인들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5일 이스라엘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0.2.25 kane@yna.co.kr



연씨는 "격리된 이후 비행기를 타고 올 때까지 당국에서는 세심하게 식사와 음료도 전달해주는 등 잘해줘서 괜찮았다"며 "그런데 현지인들이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하거나 벌레 취급하듯 해서 '우리가 병균인가' 싶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행 21명과 함께 성지순례를 다녀온 박모(60)씨는 "음식점, 호텔도 예약을 다 했는데 입장이 안 됐다"며 "나는 다행히 일정 마지막 날이어서 공항 근처 커다란 강당에 모여 있다가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다"고 말했다.

신자 30여명과 성지순례를 다녀온 경기도의 한 성당 신부는 "대사관에서 숙소를 마련해줬는데, 그 숙소에서 한국인을 받지 않겠다고 해서 공항에서 노숙한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 당국의 서비스는 좋았다"며 "이스라엘은 현재 코로나19 청정국인데, 한국의 일부 언론은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사람들이 현지에서 바이러스에 옮아온 것처럼 보도해서 당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국적기가 인천공항에 내린 건 개항 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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