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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뉴스피처] 상상코로나 증상까지…"이불 밖은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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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 주말 서울의 한 카페 직원은 엘리베이터 버튼과 화장실 손잡이 등에 소독약을 뿌렸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확확 늘어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고객 손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을 수시로 소독하며 예방책을 강화한 겁니다.

204명(21일)→433명(22일)→602명(23일)→833명(24일).

며칠 새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에 시민들 불안감이 고조됐습니다.

특히 신천지 교인들, 청도대남병원 환자와 의료진 등 집단 감염 소식은 질병 통제에 대한 두려움마저 갖게 했습니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들이 잇따르고, 에어로졸(공기 중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을 통한 공기 전파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안전지대가 없다'는 공포감이 커졌는데요.

지하철과 버스, 음식점과 카페 등지에선 기침 소리만 들려도 자리를 피하게 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불편한 시선이 쏟아집니다.

버스와 출입문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등을 이용한 뒤엔 손을 씻고, 평소 다니던 목욕탕, 헬스장, 영화관도 당분간 발길을 끊었습니다. 다른 이유로 치료받던 병원을 찾는 것조차 꺼리게 됐죠.

직장인들은 가급적 회식, 모임을 취소하고 귀가를 서두릅니다. 주로 기차와 비행기 등을 이용하는 지방과 해외 출장도 자제합니다. 주변 감염 정보를 알려주는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하루 몇 번씩 방문하기도 합니다.

가정에선 확진자의 예상치 못한 접촉자가 돼 갑작스럽게 자가격리 조치가 될까 생필품을 사두기도 하고, 가족의 면역력을 키우는 건강보조식품도 챙깁니다.

호텔이나 음식점, 카페 등 다중이용 시설 종사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큽니다.

서울의 한 카페 직원은 "저희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을 해도 매장 홀에서 손님들이 안 끼고 얘기하면 고객끼리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한명 나갈 때마다 수시로 테이블을 닦을 순 없으니 그사이 감염된 분이 왔다 갔을 수도 있어 그런 부분이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관광객이 주로 찾는 호텔 등지 일부 종사자는 상상 코로나 증상까지 호소합니다. 하루 몇번씩 체온을 재고 열이 없어도 괜히 미열과 기침이 나는 듯하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감염 질환은 심리적인 부분과 큰 영향이 있어 특정 질병을 염려하고 신경 쓰면 작은 증상도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하주원 원장은 "특정 증상에 대해 계속 신경 쓰면 조그만 몸의 변화도 크게 느껴 마치 그게 큰 병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상상 코로나(증상)의 경우 감염될 수 있다는 긴장감과 내가 걸린 걸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걱정 등으로 생기는 증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감염될 경우, 자신의 동선이 낱낱이 공개되고 뜻하지 않게 주변에 피해를 끼쳐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도 한몫 합니다.

또 건강 문제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등은 생업과 일상이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큽니다.

전문가들은 불안감 완화를 위해 감염병 예방 수칙을 조금은 강박적이더라도 철저히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 주위 사람들과 전화나 SNS를 통해 감정을 교류하며 서로 공감할 때 고립감을 덜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주원 원장은 "감염으로 인한 불안은 나만이 아니라 모두 같이 겪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과 전화나 SNS로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서로 공감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본다. 단, 뉴스나 정보만 퍼 나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나눌 때 불안이 조금은 해소되고 이 시간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은정 기자 이수정 이예린 인턴기자 / 내레이션 송지영

연합뉴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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