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회 의장에 박재완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사외이사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측은 "2018년 3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 데 이어 이번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며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국회의원·청와대 수석·장관까지…간이침대·경차로 솔선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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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탑에 머물던 그가 본격적으로 관운을 타기 시작한 것은 2004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국회의원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다진 그는 2007년 1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몸담으며 탄탄대로에 올라섰다. 이명박 정권에서 그는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에 이어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을 내리 거친다.
'하늘이 내린 관운'이라 할 만한 그이지만, 운에만 의지한 것은 아니었다. 학구파이자 대표적인 워커홀릭으로서 꼼꼼한 일처리로 악명(?)을 떨쳤다.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석 시절 사무실에 간이침대를 갖다 놓고 생활한 일화는 유명하다. 격식에 얽매이지도 않았다. 남들이 운전기사가 딸린 고급 세단을 타고 다닐 때 박 의장은 에너지·환경 문제 차원에서 경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닐 정도로 일에 있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호텔은 물론 정부부처에서도 차 때문에 무시당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굳이 대면할 필요 없이 서면보고로 대체하고, 업무 중에 궁금한 게 있으면 국·과장들에게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며, 국회 출석 등의 출장 때 국·과장들만 데리고 조촐하게 다녔다. 그만큼 소탈하기도 했다.
◆ 삼성 "행정가로서 경험 풍부…이사회 전략적 의사결정 주도 기대"
사외이사 출신 첫 이사회 의장으로서 박 의장은 앞으로 삼성전자의 의사 결정을 이끌어가게 됐다.
2016년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선임된 그는 사외이사 6명 가운데 가장 고참이다. 거버넌스위원장과 감사위원장 등도 겸직하고 있다.
박 의장은 삼성전자 이사회의 대표로 이사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고 이사회를 소집해 회의를 진행하게 된다. 또한 이사들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삼성전자 측은 "2016년 3월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해 온 박 의장은 최선임 이사로서 회사와 이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기재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행정가로서의 경험 또한 풍부해 이사회의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박 의장은 국가경쟁력과 공공부문 개혁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학문적인 식견도 뛰어나다"며 "객관적이고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이사회를 이끌어 회사의 경영 활동을 다각도로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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