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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中에 제트엔진 팔고싶다” 태도 돌변한 트럼프…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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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뉴욕=이상배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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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새로운 중국 수출규제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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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적재산권 도난을 막기위해 미국의 기술 수출을 막겠다고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갑작스레 태도를 바꿨다. 백악관 ‘매파’ 관료들이 더 강한 중국 옥죄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건 것은 ‘놀라운 반전’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에 제트엔진 팔고 싶다" 태도 바꾼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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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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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국가안보가 외국의 미국산 제품 구입을 어렵게 만드는 ‘예외(excuse)’ 사유가 되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 제품을 사들이는 외국 기업들에게 거래가 어려운 곳이 될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없다"며 "늘 써먹은 국가안보 등이 무역 제한의 핑계거리가 된다면 미국 기업들은 경쟁력 유지를 위해 시장을 떠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를테면 나는 중국이 세계 최고인 미국의 제트엔진을 구매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트윗은 미 행정부가 제너럴일렉트릭(GE)의 대중국 신형 여객기 엔진 수출 차단을 검토 중이라는 WSJ의 지난주말 보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도 기자들에게 “국가안보라는 거짓 단어로 미국 기업들을 희생해선 안된다”면서 “나는 그동안 화웨이를 매우 거칠게 대했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거칠게 나가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경제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관세와 수출규제를 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반전”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강력 규제' 기대하던 '매파'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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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사의 항공엔진 모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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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은 행정부 내에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으로 대표되는 온건 비둘기파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강경 매파와의 마찰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백악관 매파 관료들은 오는 28일 중국에 GE 제트엔진 수출 금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는데, GE 수출 금지와 함께 중국 최대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업계를 옥죌 새로운 ‘해외 직접 생산 규정’ 수정안 도입도 기대하고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해외 직접 생산 규정은 미국산 군사용 또는 국가안보 관련 제품 및 기술에 대해 해외기업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다. 미 행정부는 이에 기반해 이미 허니웰인터내셔널이 제조하는 비행통제 시스템 등 항공기 부품들에 대해 수출 제한을 두고 있기도 하다. 중국 등 다른 나라의 군사력 증강을 도와 국가안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롯해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 등은 화웨이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들을 쏟아내며 중국 때리기를 하고 있었다.

앞서 2018년 5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통화 후 중국 ZTE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매파들의 조언을 뿌리치고 규제 완화를 택했다.


트럼프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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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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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당장은 경제 챙기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대중국 규제를 중단한 뒤 미국 기업들의 수출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맺은 데다가 오는 11월 대선까지 앞두고 있기에 일단은 무역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미 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반색하고 있다. WSJ는 “그동안 중국에 수출길이 막히며 규제 해제 목소리를 높여왔던 미 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중국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반대 신호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중국 수출을 지원하고, 새로운 규제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민감하지 않은 상업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는건 미국의 경제와 국가안보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반겼다.

중국과의 마찰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미국이 GE 제트엔진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는 소식에 “제멋대로 중국을 짓누르겠다는 것”이라면서 “이 조치가 현실화하면 양자간 관계를 넘어 전세계 과학, 기술, 무역 교류를 저하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뉴욕=이상배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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