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3 (금)

현역 버티고, 여성·청년 소수…‘물갈이’ 갈증 못 푼 민주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반환점 지난 공천 작업



경향신문

‘공천 방정식’ 머리 아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손으로 눈가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역 20% 교체에 7명 부족

이해찬 “용단 내려주셔야”

20대 전무·30대는 4명뿐

청 출신 대거 공천도 부담

당내서 “균형 감각 흔들려”


더불어민주당 4·15 공천 작업이 19일 현재 반환점을 지났다. 하지만 당초 기대보다 인적쇄신 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찬 대표가 공언한 현역 20%(26명) 교체는 아직 채우지 못했고, ‘물갈이’를 대신할 세대교체, 약자 배려도 멀어진 분위기다. 현역 평가 하위 20% 대상자 대부분이 출마를 강행한 반면, 여성·청년 출마자는 소수에 그쳤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속속 공천 명단에 오르면서 ‘청와대 총선’ 논란도 비켜가지 못했다. 이 와중에 김남국 변호사의 서울 강서갑 출마 강행 등 자객 공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총선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이날까지 공천 방식이 최종 결론난 지역구는 전체 253곳 중 경선 81곳, 단수 31곳, 전략지 25곳 등 137곳이다. 공천이 확정된 곳은 29곳이다. 민주당은 이날 추가 공모지 11곳의 접수를 마감했다.

당 전략공천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진을에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전략공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불출마 지역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내세운 것이다.

표창원 의원이 불출마한 경기 용인정에는 영입인사인 이탄희 전 판사, 경기 김포갑에는 김주영 전 한국노총 위원장, 경남 양산갑에는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전략공천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2차 추가 후보자를 공모한 결과, 서울 강서갑 등 9개 선거구에 11명의 후보가 신청했다고 밝혔다. 추가 공모자에 영입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는 쇄신 1차 과제였다. 현재까지 물러난 현역은 불출마 19명과 전략공천지로 결정되면서 컷오프된 2명 등 모두 21명이다. 하위 20% 대상자들이 출마를 고수하면서 추가 공모까지 추진했지만 기대치를 밑도는 결과다. 이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이훈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 공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컷오프 된 신창현(경기 의왕과천), 정재호(경기 고양을) 의원의 지역구는 전략공천지로 결정됐다. ‘물갈이’ 목표인 20%를 채우려면 5명 이상 자리를 더 비워야 한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몇 분이 더 용단을 내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20%가 넘는 현역 의원들이 총선에 참여를 안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추가 불출마를 압박한 것이다.

경향신문

공천 작업이 종반전을 향하고 있지만 쇄신 효과는 당 안팎의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여성·청년 할당 30%는 구호에 머물렀다.

청년층은 장철민(1983년생·대전 동구), 정은혜(83년생·경기 부천오정), 김빈(82년생·서울 마포갑), 정준호(80년생·광주 북갑) 후보 등 4명에 불과하다. 20대는 아예 없다. 만 45세 이하로 청년 범위를 확대해도 이재정 의원(경기 안양동안을) 등 12명이다. 여성 후보의 경우 출마 확정자는 25명이다. 경선이 확정된 현역 의원은 8명에 불과하다. 경선에서 본선까지 이어진 ‘유리천장’을 고려하면 21대 국회의 여성 비율은 20대 국회(17%)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총선’ 논란은 민주당 공천의 쟁점이었다. 청와대 이력 논란은 공천 국면에서 당·청 갈등의 불씨였다. 현재 경선이 확정된 청와대 출신은 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중원),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 등 24명에 달한다.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일각에선 ‘시스템 공천’이 인적쇄신을 제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각종 악재도 갈 길 바쁜 민주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남국 변호사는 당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날 서울 강서갑 출마를 강행했다. ‘자객 공천’ ‘표적 경선’ 꼬리표가 총선 내내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의원은 입장문에서 “정봉주·김의겸·문석균에 대한 부정적 민심을 절감했던 당의 균형 감각이 최근 왜 흔들리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에게 오만과 독선으로 비칠 수 있는 일은 용납돼선 안된다. 일찍부터 싹을 자르고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나영·조형국 기자 nayoung@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지금 많이 보는 기사

▶ 댓글 많은 기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