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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기생충’ 열풍 지속]도쿄 주민들 짜파구리 먹으며 ‘기생충’ 집담회…“세 번 봤다” “가슴 꽉 죄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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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책 전문점서 20여명 웃음꽃

“일본 예술 폐색감…한국이 앞서”

경향신문

지난 18일 일본 도쿄 진보초에 있는 한국 책 전문점 ‘책거리’에서 열린 <기생충> 집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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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치고 들어오나 싶더라고요.” “가슴이 꽉 죄는 느낌이었어요.”

헌책방 거리로 유명한 일본 도쿄 진보초(神保町)에서 지난 18일 저녁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이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에 대한 이야기꽃이 피었다. 진보초 사거리에 자리 잡은 한국 책 전문서점 ‘책거리’에서 열린 집담회에서다.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기생충>에 대한 해석과 감상평을 함께 나누자는 생각에 20명 가까운 일본인과 한국인들이 모였다.

영화를 두세 번 봤다는 일본인 팬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말 한국에 갔을 때 영화를 처음 본 뒤 두 번 더 봤다는 60대 여성은 “영상만으로 충격을 받았고, 나중에 일본에서 일본어 자막이 달린 영화를 보고 ‘역시 그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봉 감독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받은 사인이 적힌 봉 감독의 영화 <플란다스의 개> 에코백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기도 했다.

한 50대 여성은 “영화에서 물, 즉 비가 계속 내린다. 보통 돈이 위(고소득층)에서 아래(저소득층)까지 내려가는 (낙수)효과를 얘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고 했다. 자신을 번역가라고 밝힌 30대 여성은 “영화에선 부유층이 아주 좋게 그려진다. 개인이 착한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일본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류’에까지 미쳤다. 일본인 남성으로 유일하게 참가한 50대 남성은 “23살짜리 딸이 가수 아이유와 방탄소년단(BTS)의 열성 팬”이라며 “요즘 일본 예술에선 폐색감(꽉 막힌 느낌)을 받는데, 오히려 한국 측이 앞서가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30대 여성도 “영어책을 주로 번역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한국 문학이 재미있다는 사람이 많아 요즘 읽고 또 읽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화에 등장했던 ‘짜파구리’가 나오면서 행사는 더 화기애애해졌다. 참석자들은 “생각보다 매콤하다”면서도 한 입씩 맛을 봤다. 현재 일본에선 <기생충>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가운데 짜파구리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TBS방송의 한 정보프로그램은 짜파구리의 인기 비결과 만드는 법 등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 음식점이 많은 신오쿠보에서 시식회가 열리고, 짜파구리의 재료인 ‘너구리’ 라면이 ‘완판’되기도 했다. 김승복 책거리 대표는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을 때 축하한다는 전화나 엽서가 오기도 했다. 어떤 이는 꽃다발을 가져오기도 했다. 행복하다”고 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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