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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까 응급환자가 감염자였다면…코로나19에 무방비 의료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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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감염 우려 속 중국 다녀온 30대 사망자 사례가 주는 메시지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교수 ""바이러스에 노출 쉬운 의료진, 늘 대비해야"

뉴스1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 19)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서 성북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2020.2.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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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우려 수위가 높아지면서 병원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현재까지 국내 확진자 사례를 보면 '코로나19'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은 감염 의심을 못한 채 다른 긴급한 질병으로 응급실을 내원하는 사례가 계속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2015년 국내 메르스 때처럼 언제든 의료진과 다른 환자들이 연쇄감염될 수 있는 원내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내재된다.

실제로 최근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뒤 사망한 한 남성이 코로나19 의심이 제기돼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결국 '음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1월 중국을 다녀온 서울 관악구에 사는 한국인 남성 A씨(38)는 폐렴 증세를 보이다 18일 오전 119구급대를 통해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이 환자는 중국 하이난성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코로나19' 의심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날 오후 검체 진단검사 결과에서 '음성'이 확인됐다.

강남성심병원측에 따르면 응급실 내 의료진은 보호구를 미리 착용했다고 한다. 자칫하면 언제든 의료현장에서 바이러스에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특히 심폐소생술을 받는 응급환자는 의료진과 접촉범위가 상당히 넓을 수 있다. 의사는 물론 간호사 그리고 경우에 따라 밀폐된 공간에서 환자의 엑스레이(X-ray) 등을 촬영하는 방사선사도 밀접접촉 거리에 있게 된다.

19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환자들의 경우 보호자가 함께 오지 않을 땐, 병명이나 중국 등 여행력 등을 알 수 없어 심폐소생 과정 중 바이러스에 노출될 의료진이 상당히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원인불명으로 내원한 환자들을 접할 때는 보호구를 미리 착용해야 한다는 점을 많은 병원들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 환자(82·남)와 부인인 30번 환자(68·여)도 전날 오전 심근경색 의심으로 고대안암병원을 방문했다가 원내 접촉자 76명이 발생했다. 이 중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이 45명이고 응급실내 환자는 31명이다. 29번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폐에 이상점이 발견되면서 응급의학과 교수의 빠른 격리 조치로 그나마 감염전파 위험이 최소화됐다.

대학병원은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격리시킬 수 있는 음압격리병상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동네의원은 그야 말로 무방비 상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들 중 동네의원들을 들렀던 사례도 적지않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메르스 즉각대응 태스크포스 팀장)는 "동네의원은 큰 병원과 달리 별도 공간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이러스 노출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의원내 의료진과 환자의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개원의사들에게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용 영상 등을 배포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개인이 감염가능성이 있다고 느낄 땐 병원을 가기 전 질병관리본부 1339 상담센터에 먼저 연락을 취하는 게 감염전파 동선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선별진료소를 가더라도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급적 자차를 이용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의료진도 마스크 등 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 여행력이나 의심환자 접촉력 등을 문진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일반 국민들은 병문안 등 불필요한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고, 중국 등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는 국가나 지역을 방문한 경우엔 14일간 증상발현 여부를 관찰해 증상 발생시 선별진료소 진료를 받거나 1339 상담센터로 문의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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