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쓰촨·광둥성만 찾아
1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의료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WHO 조사팀은 지난 16일 베이징에 도착해 이틀간 베이징의 전염병 지정 병원인 디탄(地壇)병원 등을 둘러봤다. 중국 전문가 12명이 이들과 동행했다. 이후 조사팀은 중국 정부가 마련한 일정에 따라 광둥성과 쓰촨성을 돌아볼 예정이다. 우한 폐렴 확진자의 85%, 사망자의 95% 이상이 나오고 있는 후베이성은 조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베이징과 광둥성, 쓰촨성은 우한 폐렴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조사팀이 찾은 베이징 디탄병원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우한 폐렴과 관련해 첫 현장 시찰을 한 곳이다. 광둥성은 지난 2003년 사스(SARS) 사태를 정통으로 겪어 다른 중국 성·시보다 예방·진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받는다. 중국 감염병 일인자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근무하는 호흡기질환연구소도 광둥성에 있다. 쓰촨성은 18일 현재 확진자 340명과 사망자 3명이 발생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지역이다. 광둥성과 쓰촨성은 후베이성과 각각 1000㎞ 안팎 떨어진 곳이다.
WHO는 이번 조사의 목적이 "바이러스 전파 과정 조사,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향후 조치 수립"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보여주고 싶은 곳만 따라다녀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후베이성은 현재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WHO 조사단을 상대할 여력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가 중국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줄곧 중국을 두둔해 온 만큼 이번 조사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넘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우한을 빼놓고 돌아본다는 것은 핵심을 파악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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