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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세금 빼먹은 ‘스카이캐슬’ 코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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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당 수천만원 입시 컨설팅 탈세

국세청, 사교육업체 검찰에 고발

마스크 사재기 폭리업자 세무조사

중앙일보

대한민국 최상위 0.1% 엄마들의 입시 전쟁을 생생하게 그려 화제를 모으고 있는 JTBC 드라마 ‘SKY캐슬’의 한 장면. 주부 한서진(오른쪽)은 딸을 서울대 의대에 합격시키기 위해 최고의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왼쪽)에게 매달리고, 주영은 1등이 되기위한 전략을 짜준다.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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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등장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은 한서진(염정아 분)의 딸 강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진학시키겠다고 약속한다. 김씨는 학생이 목표로 한 곳에 입학하면 수백만~수천만원대 기본 컨설팅료에 더해 추가 성공 보수까지 받는다. 김씨는 고액 컨설팅료를 받은 뒤 소득세는 제대로 냈을까? 국세청은 드라마 속 김씨처럼 서울 강남 일대에서 고액 입시 컨설팅으로 수입을 올리고도 세금은 내지 않은 사교육 업체를 적발, 최근 검찰에 고발했다. 이 업체는 학부모로부터 받은 컨설팅비를 직원 명의 차명 계좌로 받아 소득을 감추는 방식으로 탈세를 시도했지만, 국세청에 덜미가 잡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230만 개를 매점매석한 도매업자도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이 업자는 1개당 400원짜리 마스크 10억원 어치(250만 개)를 사재기한 뒤 현금 거래 조건으로 마스크를 팔아 13억원의 폭리를 취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매점매석 행위는 소득세 추징은 물론, 조세포탈과 매점매석에 대한 벌금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폭리로 번 돈 대부분을 국고로 환수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고액 사교육 업자,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자, 전관 특혜 퇴직 공무원 등 불공정 사업자 138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이 탈세를 넘어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국민 생활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조사 대상자 중 ‘입시 코디’ 등 사교육 업자는 35명이다. 이들 중에선 개인 블로그 비밀 댓글로 학부모와 연락하고 강좌당 500만원이 넘는 입시 컨설팅을 하면서도 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은 사교육 업자가 포함됐다. 그는 탈세로 번 돈으로 20억원 상당의 강남 소재 고가 아파트를 사들이기도 했다. 일명 ‘일타강사(1등 스타강사)’로 불리는 학원 강사와 결탁해 오피스텔에서 불법 고액 과외를 하고 현금으로 받은 수강료를 세금 신고하지 않은 학원도 조사를 받는다. 이 학원은 학생 1인당 매달 300만~500만원가량의 수강료를 받았다.

국세청은 마스크 사재기 등 불법 의약외품 유통업자 11명 등 민생 침해 탈세 혐의자 41명에 대해서도 세무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마스크 사재기 업자들은 현금 거래로 세금 추적을 피하거나 세금 신고를 하더라도 거짓으로 인건비 등 비용을 쓴 것처럼 꾸며 소득세를 탈루했다.

특히 국세청은 올해 업무계획에서도 밝힌 전관 출신 변호사·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직 탈세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 인원은 28명이다. 대상자 중에서는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거짓 경비 항목을 만들어 이 유령회사에 수입금액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가 있는 사람도 있었다. 이 밖에 의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병원을 운영하는 사무장병원 등 편법 탈세 혐의자 34명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마스크 사재기 등 불법 유통업체에 마스크를 대량으로 판매하거나, 구매한 거래처도 조사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며 “조사 대상자 본인은 물론, 가족 등 관련자의 자금 출처 조사도 병행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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