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DLF에 라임까지…윤석헌, 5대 지주 회장과 '아주 불편한' 회동(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요 금융지주 모두 소비자보호·내부통제 결함 노출…감독당국 책임론 부각

그렇게 내부통제 강조했건만…윤석헌 금감원장, 다음주 지주 회장들과 어색한 대면 예고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들어 처음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회동한다. 주요 금융지주 모두 최근 계열사의 내부통제 부실로 금감원이 예의주시하고 있어 지금까지의 모임 중 가장 불편한 자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원장은 다음주 신한ㆍKBㆍ하나ㆍ우리ㆍNH농협금융 등 5대 지주 회장들과 만난다. 올해 첫 회동이다. 이 자리에는 김동성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도 배석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지주사 중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결함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고 특히 우리ㆍ하나금융은 파생결합펀드(DLF) 제재로 지배구조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며 "평소 모임에서는 민감한 현안을 언급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엔 관련 내용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지주 회장들 모두 가시방석이나 다름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 원장과의 대면이 가장 어색할 것으로 점쳐지는 사람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겸 우리은행장)이다. 손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안긴 DLF 불완전판매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았다. 이 제재로 오는 3월 임기 만료 후 회장 연임이 불가능하지만 행정소송을 예고하면서 금감원에 맞섰다. 실제 금감원 내부에서는 우리금융에 대해 '심각한'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당장 우리은행의 고객 비밀번호 무단변경 건을 제재심에 올릴 방침이다.


펀드 돌려막기로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힌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중심에 있는 신한금융투자도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다. 신한금투는 환매 중단된 라임운용 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수익률을 임의 조작, 정상 펀드처럼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는 게 금감원 검사 결과 확인됐다. 신한은행 또한 앞서 판매한 정상펀드 2700억원 중 일부가 부실펀드에 흘러들어간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지만 투자자들에게 몇개월을 쉬쉬했다. 신한금융은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지주ㆍ은행ㆍ증권이 협업하는 매트릭스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DLF에 이어 라임 사태까지 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부실 문제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해 가시방석이다. KB금융 또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KB증권이 뒤늦게 배상에 나서긴 했지만 앞서 판매한 호주 부동산 사모펀드에 운용사 사기로 인한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KB국민은행은 투자자들에게 코스닥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신탁상품으로 대거 판매, 일부 투자자들은 많게는 50%를 훌쩍 넘는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5월 취임 직후 강조해 온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기능이 고장나면서 윤 원장은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특히 취임 후 첫 결과물로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태스크포스(TF)'의 혁신방안을 내놓을 정도로 내부통제에 대한 그의 관심은 컸다. 혁신안에는 내부통제에 대한 금융기관 이사회, 대표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준법감시인의 위상 및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당시 금감원은 제도 개선을 추진했으나 법령 및 감독규정 개정 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거부하면서 법제화 추진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DLF에 이어 라임 사태까지 잇따라 대형 금융사고가 터지면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당장 오는 20일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융당국은 집중 포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10월 사모펀드 투자한도를 최소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춰 일반 투자자들에게까지 문턱을 낮췄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이 이번 만남에서 지주 회장들에게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하지 않겠느냐"며 "양측 모두 민감한 발언은 자제하는 편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흐르는 만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