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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케이 "아베, '코로나19 대응' 문재인 정부에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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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6월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지나가고 있다. 오사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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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아베·우익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이 18일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소개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이를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실었다.

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은 ‘모든 재난은 인재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사업, 관광, 한국계 중국인, 유학생 등의 왕래로 한국의 중국 접촉이 일본보다 훨씬 많은 점을 들면서 “한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를 막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5년 다수의 사망자를 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서 얻은 교훈도 있어 이번에는 한국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초기부터 대대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로다 위원은 TV와 신문 등의 매체들이 매일 보도 내용의 절반 이상을 코로나19 경계에 할애하고, TV는 매시간 예방책을 방송하며, 전동차나 버스에선 ‘예방행동수칙’을 안내한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거리의 현수막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가는 곳마다 예방행동수칙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하철에선 승객의 80~90%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점을 거론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싫어하는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은 ‘비(非)국민’(매국노)으로 내몰릴 정도로 차갑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세기편으로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일본인 가운데 격리·검사를 거부한 사람이 있었지만, 한국같았으면 ‘체포’라고 꼬집기도 했다.

구로다 위원은 한국의 거국적인 대응을 과거 군사적 경험과 연결지었다. 담당 장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모두 노란색 방재 점퍼를 입고 등장하는 것에 대해 “어딘가 비상시 분위기”라면서 “한국에선 이전 북한 재침략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 결과 관민일체를 닮은 듯한 거국 분위기가 자주 있었는데 오랜만에 느꼈다”고 했다. 이어 “방역은 군사작전처럼 전력을 대량으로 투입하는 속전속결로 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은 병력을 조금씩 동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실패하고 있다”는 한국군 출신 인사의 말을 소개했다.

구로다 위원은 또 한국은 뭔가에 대해 집중도가 높은 사회라 사람들의 관심도가 순식간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5000만 인구에서 관객 1000만 돌파의 인기 영화가 자주 등장하거나 서울 도심이 가끔 ‘백만 데모’로 정치적으로 고조되는 것도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인 절박함이 코로나19 대책에 힘을 쏟고 있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안정시켜 지지를 얻는 것이 절대적 과제라는 것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에는 많은 사상자를 낸 세월호 참사가 미묘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세상을 흔드는 대형재난은 정치적 책임에 연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모든 재난이 인재’이고, 인재의 가장 큰 원인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선 전통적으로 극심한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임금(지도자)의 덕’을 문제 삼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지적했다.

구로다 위원은 결론적으로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민주당 정권의 몰락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가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아베 정부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다간 아베 정부도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구로다 위원은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넘게 한국을 취재해오고 있다. 위안부와 독도 등 한·일 역사·영토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극우 발언을 해온 인물이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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