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출범은 총선 구도의 한 축으로서 더불어민주당에 맞설 제1야당의 기반을 정비했다는 의미에서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범보수를 아우르는 총선 체제는 구축했다지만, 어제 출범식에는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통합까지는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나아가 외연을 더 넓혀 안철수 전 의원 등 중도세력까지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낡은 보수를 버리고 혁신과 미래 가치를 내건 통합당인 만큼 앞으로 갈 길이 멀다.
통합당은 당장 공천과 선거운동을 통해 2차, 3차의 변신을 거쳐야 한다. 최근 중진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으로 인적 쇄신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은 일시적 선거용 아니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보수통합이라는 반짝 이벤트 효과에 안주해선 안 되는 이유다. 특히 과거와의 단절을 과감히 이뤄내고, 청년을 위한 혁신을 이루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여전히 ‘간판만 바꾼 새누리당’ 아니냐고 물을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 여당의 오만과 실책은 유권자들의 정권 견제 심리를 크게 높였다. 하지만 그것이 곧바로 정권 심판, 나아가 통합당 승리로 이어질 수는 없다. 통합당이 내건 핑크빛 미래는 철저한 기득권 버리기와 쇄신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자유와 민주, 개혁의 보수 가치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바꿔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런 환골탈태 없이는 설령 총선에서 제1당이 된다 해도 그건 일시적 반사효과일 뿐 2년 뒤를 내다보는 수권정당은 결코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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