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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부티지지, 보수 언론인의 동성애 혐오발언에 "남편 사랑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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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1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유세에 남편과 등장한 피트 부티지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AP=연합뉴스]


동성 배우자를 둔 피트 부티지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의 동성애 혐오 발언에 "내 남편을 사랑한다"며 맞대응했다고 CNN방송과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티지지의 이런 언급은 지난주 30년 이상 극우 성향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 러시 림보가 방송에서 "미국은 토론 무대에서 남편과 키스하는 동성애자 남성을 대통령으로 뽑을 준비가 안됐다"고 한 말을 겨냥한 것이다.

림보는 이어 부티지지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돼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는 상황을 가정하며 "무대에서 남편에게 키스하는 동성애 남성 대 '진짜 남자'인 도널드 트럼프일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고도 말했다.

부티지지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림보나 트럼프를 미국의 정치적 또는 정신적 지도자로 여기는 자에게 가족의 가치에 대한 설교를 듣지 않겠다"면서 "공화당이 이런 류의 동성애 혐오 발언을 포용한다면 슬플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림보를 신년 국정연설에 초청해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는 등 두 사람은 친분이 있다. 자유의 메달은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 문화 분야에 뚜렷한 공헌을 남긴 미국인에게 수여된다. 민간인에게 주는 상으로서는 최고의 영예로 평가된다.

부티지지는 CNN에서도 "내 남편을 사랑하며 남편에게 항상 충실하다"면서 "무대에서 우리는 대개 (키스가 아니라) 포옹만 한다며 그를 매우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지난 4일 멜라니아 여사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고 기뻐하는 러시 림보. [UPI=연합뉴스]


림보의 발언을 놓고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경선에서 부티지지와 경쟁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림보는 타락한 이 정부의 일부분"이라며 맹비난했다. 부티지지를 향해서는 "아주 명예롭고 용감하고 똑똑하다"고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AP통신에 "림보는 우리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계산을 잘못했다"며 "우리 국가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자격을 박탈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라마 알렉산더(테네시) 상원 의원은 미국을 '관용의 나라'라고 일컬으며 "부티지지를 뽑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성적 지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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