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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美 민주 후보도 백악관도 ‘급부상’ 블룸버그 적극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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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인종·성차별 의혹 집중 공격

세계일보

미국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화한 가운데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에 대한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견제가 거세다. 미 언론은 백악관 관리까지 가세한 ‘블룸버그 흔들기’와 관련해 “다음달 3일 ‘슈퍼화요일’부터 본격 경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그의 인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과 관련해 제기된 유색인종 차별 논란에 대해 “그는 그것에 대해 답변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룸버그는 뉴욕시장 재직시절 ‘신체 불심검문(Stop and Frisk) 강화’ 정책을 시행했는데, 흑인과 라티노(라틴계 미국인)에 대한 과잉검문과 인종차별 논란을 불렀다. 최근 소수민족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듯한 2015년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재점화했다.

1·2차 경선에서 참패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NBC방송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기록을 지울 수는 없다. 블룸버그와 이야기할 것이 많다”고 꼬집었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깜짝 3위에 오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NBC에 나와 ‘블룸버그가 과거 여성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고 그의 회사가 여성 직원에게 적대적 환경을 조성했다’는 성차별 의혹과 관련해 “그는 방송전파 뒤에 숨을 수 없다”며 “다음 토론에 나온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전날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을 지목해 그의 최저임금법 정책, 부유층 과세, 월스트리트 규제 등에 관한 입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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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AFP연합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블룸버그 견제에 나선 것은 그가 경선에 나서기도 전에 ‘중도 대안’으로 부상하며 전국 여론조사 지지율 3위에 오른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오는 22일 3차 경선이 열리는 네바다는 라티노 비중이, 29일 4차 경선 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흑인 비중이 높은 곳이다. 블룸버그의 유색인종 차별 논란을 부각해 이들 지역의 표를 모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켈리앤 콘웨이 미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블룸버그의 성차별 의혹을 거론 “블룸버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이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진보 성향인 대선후보보다 중도파인 블룸버그가 ‘본선’에서 더 위협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때 바이든 전 부통령 공격에 집중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블룸버그에 대한 비난에 집중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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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한편, 블룸버그 전 시장이 지난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검토하고 있다고 미 인터넷매체인 드러지 리포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정·부통령 후보가 같은 주에 거주할 수 없다는 취지의 수정헌법 제12조에 따라 주소지를 뉴욕에서 콜로라도 또는 플로리다에 있는 자택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블룸버그 캠프 측은 “우리는 부통령 관련 추측이 아닌, 경선과 토론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언론은 블룸버그 캠프가 관련 보도에 대한 의미 축소에 나섰지만, 부인을 하지는 않았다고 풀이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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