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작가’ 뱅크시 최신작, 이틀만에 훼손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사회 비판적인 벽화로 유명한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Banksy)가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 영국의 한 주택 담벼락에 그린 벽화가 이틀 만에 훼손됐다.

뱅크시 벽화(사진=SNS)

16일(현지시간)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브리스틀의 한 주택 담벼락에 그려진 뱅크시의 그림에 분홍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욕설이 쓰인 것이 전날 발견됐다. 이 그림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플라스틱 패널도 부서졌다.

훼손된 벽화는 한 소녀가 새총으로 붉은 꽃 무더기를 발사해 공중에서 폭죽처럼 터트리는 내용으로 뱅크시의 작품이다.

뱅크시는 밸런타인데이 하루 전인 지난 13일 이 그림을 그린 뒤 14일 자정에 인스타그램에 이 벽화를 찍은 사진을 올려 자신의 작품임을 확인했다.

뱅크시의 그림이 훼손되자 벽화가 그려진 주택 소유주의 딸인 켈리 우드러프는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며 “누군가가 많은 이들의 즐거움을 앗아가 버렸다”고 훼손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출신으로 알려진 뱅크시는 전 세계 도시의 거리의 건물 외벽 그라피티를 남기거나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난민과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과 자본가 계급을 향한 비판의 메시지로 유명한 뱅크시의 작품은 서구 미술품 시장에서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뱅크시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과정에서 영국 정치권의 난맥상을 비판하며 하원의원들을 침팬지로 묘사한 ‘위임된 의회’(Devolved Parliament)는 지난해 10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987만 9천500파운드(한화 146억 원)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