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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크라우드펀딩 투자로 먹고, 입는 시대…누이좋고 매부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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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크라우드펀딩 중 90%가 리워드형 …“매년 2배이상 성장”

홍보 효과에 시장성 검증도…“패션·잡화 유통채널로 주목”

P2P 투자 이익에 제품까지……감사인사 전하는 `관계형 금융`

이데일리

지난해 와디즈에서 가장 많은 투자참여를 기록한 씨씨씨컴퍼니의 `양가죽 자켓`(왼쪽)과 가장 많은 투자금액을 기록한 베이직스의 `베이직북 `14`(사진=와디즈 제공)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단순 투자로 돈을 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입고 쓰는 것까지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대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보상형(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투자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패션·잡화, 푸드, 홈리빙 등의 상품아 각광받고 있으며,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상품에서도 투자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해당 제품을 제공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크라우드펀딩 중 90%가 리워드형 …“매년 2배이상 성장”

16일 투자플랫폼 와디즈에 따르면 지난해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규모는 1051억원으로 전년대비 168% 급증했다. 지난해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384억원) 규모의 3배에 가까운 수치로, 와디즈의 리워드형이 전체 크라우드펀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었다. 지난 2016년 30%대 초반에 머무르던 리워드형의 비중은 2017년 45%로 올랐고, 2018년에는 65%를 차지하며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규모를 넘어섰다.

프로젝트 건수로 살펴봐도 와디즈의 지난해 총 7881건 중 90%가량이 리워드형으로 이뤄졌다. 와디즈 관계자는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은 개별 업체들이 발표하는 자료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국내 시장 규모는 집계되지 않지만, 와디즈 펀딩규모의 두배 정도로 추정된다”며 “올해 들어서도 한 달에 700~800개 프로젝트가 오픈되는 등 리워드형은 매년 두배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이 투자금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 뒤 그 보상으로 투자자들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따른 별도의 이익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리워드형은 투자금이 모이는 만큼 조달할 수 있어 모집금액에 제한이 없다. 와디즈 관계자는 “예를 들어 1000만원을 목표로 하고 한 달의 기간동안 자금을 모집해 마지막날 기준 1000만원을 넘기면 성공을 하게 되고, 목표금액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투자가 취소된다”며 “보통 100만~500만원에서 목표금액을 정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성공률은 7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홍보 효과에 시장성 검증도…“패션·잡화 유통채널로 주목”

리워드형은 기업 입장에서 자금 조달 뿐만 아니라 홍보 효과부터 시장성 검증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유통 업체, 대기업 브랜드까지 리워드형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와디즈의 경우 신세계인터내셔날 사내벤처팀 `플립`, 코오롱FnC `헤드스포츠`, 인디에프 `트루젠` 등이 신제품의 정식 유통채널로 참여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

와디즈 관계자는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방식이 선주문을 통해 수요를 예측할 수 있어 재고부담을 줄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 반응까지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통채널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패션·잡화, 푸드, 홈리빙, 뷰티, 테크·가전 등의 분야에서 리워드형 펀딩이 많이 활용됐다. 특히 지난해 와디즈의 리워드형 펀딩 내 패션·잡화 분야는 235억원을 모집하며 전년대비 217% 증가했고, 프로젝트 건수도 2328건으로 149% 늘었다. 씨씨씨컴퍼니의 양가죽 자켓 프로젝트는 지난해 1~3차 합계 20억원의 펀딩에 성공했다. 총 1만2395명이 투자해 패션·잡화 분야 최다 참여인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베이직스가 노트북 `베이직북 14`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1~2차 합계 30억원을 조달해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P2P 투자 이익에 제품까지……감사인사 전하는 `관계형 금융`

최근 뷰티 스타트업 96퍼센트는 P2P 업체 8퍼센트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예상 수익률 9%와 함께 투자금액에 따라 특허기술이 도입된 자사의 `139마스크팩`까지 제공하고 있다. 면세점 입점과 홈쇼핑·백화점을 비롯한 유통 채널 확대, 해외 수출을 위한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96퍼센트는 P2P 투자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아 139 마스크팩 패키지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단순히 대출을 연결해주는 개념을 넘어 중소·벤처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성장하도록 돕고, 이에 대해 성장 기회를 얻은 사업자가 투자자들에게 감사인사와 함께 보상을 제공하는 `관계형 금융`이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중금리로 자금을 조달함과 동시에 서비스를 알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8퍼센트가 앞서 진행한 월향(식음료), 패스트파이브(공유 오피스), 쏘카(차량 공유) 등의 투자에서도 쏘카는 차량 이용권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했고, 패스트파이브는 강연 수강권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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