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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32)휴직이 ‘발가벗은 힘’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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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편집자주]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언제든 퇴사하고 싶을 때 퇴사할 수 있고, 야생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필자는 자신이 누렸던 대기업, 임원, 억대 연봉 등의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40대 중반에 퇴사해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야생에 소프트랜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필자가 ‘발가벗은 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매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만의 Plan B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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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휴직이 ‘발가벗은 힘’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까?

마흔 살이 되자 나는 회사에 6개월간 휴직을 신청했다. 물론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6개월 동안의 공백으로 분명 잃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 전체로 보면 분명 얻을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과감하게 휴직을 했다. 그리고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실제 결과가 그랬다.

휴직을 한 나는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기면서 미래도 준비했다. 나만의 강의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가끔 강의도 하면서 책과 칼럼에 쓸 콘텐츠도 구상했다. 휴직은 나에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휴식’이자, ‘발가벗은 힘’을 키울 수 있는 여유 있는 시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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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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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 기간 중에 나는 여행을 가거나 약속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집 근처 카페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다. 혼자 놀기에 익숙해지기 위해 오전 9시에 출근하고 저녁 6시에 퇴근했다. 카페를 서재 삼아 책도 읽고 강의 콘텐츠도 개발했다. 그리고 코칭 교육, 전략 관련 교육도 수강했다.

휴직 기간 동안 공부한 내용과 만들어놓은 강의 콘텐츠는 나중에 책과 칼럼을 쓰는 데 요긴한 재료가 되었고, 지금도 아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강의를 하면서 인연 맺었던 사람들, 내 책을 읽고 연락해온 독자들을 만나 세상사에 대해 논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강의 콘텐츠는 점차 확장되고, 부족한 강의 스킬도 차츰 늘었다. 처음으로 100명이 넘는 청중 앞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모 기업에서는 내 책을 직원 필독서로 선정하고, 전략 워크숍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 업종에 대해 잘 몰랐던 나는 매장을 찾아가 몇 시간 동안 머물면서 관리자들을 인터뷰하고 고객들을 관찰한 후 강의 콘텐츠를 구상했다. 노력은 보상받기 마련인지, 그렇게 준비한 3시간짜리 전략 워크숍에 대한 호응도는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그때 만든 콘텐츠를 활용해 서비스업계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전략적 사고와 비즈니스 스킬 향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렇게 개발한 프로그램은 이후 다른 기업에서 1년 넘게 진행했고, 이후 이를 바탕으로 ‘경영 리더 MBA’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업 강의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렇듯 나는 휴직을 통해 얻은 것이 참 많다. 그런데 휴직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소중한 자산은 책도, 칼럼도, 강의 콘텐츠도, 강의 스킬도 아닌 것 같다. 내가 얻은 가장 소중한 자산은 아마도 삶의 순간순간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싶다.

미국의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당신의 삶을 찬양하고 축복할수록 당신은 정말 찬양하고 축복할 만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우리의 삶은 찬양하고 축복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행복은 발견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에 충실하고, 이 순간을 즐겨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행복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가 비 오는 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내리는 비를 보면서 짜증을 낼 수도 있고, 그 비를 맞으며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새싹을 보면서 삶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세 아이를 키우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아이들 때문에 힘들 때 ‘왜 애를 셋이나 낳아서 이렇게 생고생을 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릴 때 외롭게 자란 나를 위해 아이를 셋이나 선물해주셨구나! 애들이 클 때는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며 삶의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물론 인간이기에 늘 긍정적으로만 생각하기는 어렵다. 나 또한 불만으로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회사에서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것을 강요할 때, 상사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게 될 때… 그런데 인생의 가치는 성장하고 성공하는 데 있기도 하지만, 이미 자신이 충분히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있기도 하다. 즉, 성장과 성공 그리고 성숙이 균형을 이룰 때 인생은 더 가치가 높아지는 것일 게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는 “행복은 습관이며, 노력한 만큼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그녀는 행복의 50%는 유전, 10%는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나머지 40%는 연습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행복도 습관이기 때문에 자꾸 좋은 경험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순간순간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휴직 기간 동안 나는 순간순간을 즐기고, 행복을 발견하고 선택하고자 노력했다.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다니면서 말이다. 그리고 휴직 기간만큼은 위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넓어지기 위해 힘썼고, 그러기 위해 독서를 많이 했다. 어떤 책들을 읽었고, 그 책들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는 다음 칼럼에서 소개하겠다.

◇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

전략 및 조직변화와 혁신 분야의 비즈니스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ICF(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PCC),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발가벗은 힘》,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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